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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문세] 이문세, 그는 어떻게 공연계 전설이 됐나

by 보나 보나 posted Apr 02, 2014 2014.04.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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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는 지난 1983년 데뷔해 31년 째 가수로 활동 중이다. 그의 공연은 1996년 대학로 한 극단에서 ‘짝짝이 신발’이라는 뮤지컬 콘서트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붉은 노을’로 진화돼 지금까지 불굴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문세의 공연은 시작점부터 타 공연과 달랐다. ‘뮤지컬’ 소재의 도입이라는 점이 특이했다. 뮤지컬이 보편화된 오늘날은 흔한 볼거리지만,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복수의 공연 관계자 역시 “이문세의 공연이 인기를 끌어온 비결은, 뮤지컬 형식을 가미한 신선한 스토리텔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이 방식은 현재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안양콘서트에서 역시 ‘조조할인’으로 댄서들과 한 편의 뮤지컬을 떠오르게 하는 무대를 꾸며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현장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깜짝 이벤트도 한몫 단단히 했다. 이문세의 오래된 스태프 중에는 사진작가 두 명이 있다. 이들은 공연 시작 전, 콘서트 장에 들어서는 관객의 사진을 찍어 해당 공연의 얼굴로 임명해왔다. 관객들이 가장 큰 호응을 보내는 코너 중 하나다.


가장 큰 이유는 관객과 ‘교감’하려 하는 그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이문세는 독보적이면서 똑똑한 뮤지션이다. 웬만해서는 게스트를 세우지 않는다. 그리고 오직, 자신의 노래로만 꾸며낸다. 그의 레퍼토리는 추억을 버무린 공감이다.





이 같은 이색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그는 약 1년간의 시간을 기획만 하며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 1년은 공연을 위한 시간이다. 투어 공연을 하면서도 매주 두 차례 이상 스태프들과 수 시간 회의에 나선다. 현장에서 바로 지어낸 듯 보이는 이벤트는 사실 치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


㈜무붕의 이재인 대표는 이문세 공연이 끊임없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명품이 인정받는 까닭과 같다”라고 말했다. 이재인 대표는 “간단하게 말해서,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한 공연을 위해 1년을 기획하는 뮤지션은 흔하지 않다. 이문세는 그렇게 한다. 그게 관객들의 마음에 닿은 것이다. 또, 이문세와 30년을 함께 성장해 온 추억의 힘도 클 것이다. 그 모든 게 조화롭게 합쳐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데뷔 후 30년의 시간 동안, 이문세 공연의 누적 관객수는 어림잡아도 100만 명에 이른다. 세대를 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문세는 오는 5월17일 감사의 의미로 서울에서 투어 콘서트의 마무리 무대인 ‘땡큐 콘서트’를 연다. 이 무대에는 약 5만명의 관객들이 걸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또 어떤 전설을 이뤄내게 될까.


공연 후, 이문세는 TV리포트와의 짧은 전화 인터뷰에서 그날의 여운을 되새겼다. 먼저 그는 “지난 6월 공연은 이문세 데뷔 30주년을 자축하는 의미였다. 공연의 정점을 찍고 싶었다. 그러다가 많은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으면서 전국 투어를 준비하게 됐다. 처음부터 계획한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문세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 일이다. 매번 감동이다. 콘서트는 뮤지컬처럼 형식이 약속돼 있다. 그런데 관객이 바뀌니 시너지가 오더라. 그 에너지에 점점 불을 붙여갔다. 전혀 질리지 않았다. 날마다 새로웠다. 끝나간다는 게 벌써부터 아쉽다”고 덧붙였다.


후회는 없다고 이문세는 말했다. 그는 “이를테면 무대 안에서 필요한 메커니즘을 준비하는데 1년 걸린다. 아이디어 회의도 ‘하드’(Hard)하게 진행된다. 내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블록버스터 느낌이 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만큼 공연이 평탄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이토록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넌지시 물으니 “외모 때문”이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비쥬얼이다. 농담 아니다. 친근하게 생기지 않았느냐. 나는 소신이 있다. 무대에서는 가장 폼나고, 무대 계단을 내려오면서는 누구보다 평범하고 싶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좋은 음악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젊은 오빠’라고 하지만, 나도 이젠  늙었다. 신체가 늙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지 않느냐. 그러나 심장은 말짱하다. 그것만큼은 늙지 않아야 한다.”


이문세는 5월17일 서울 공연을 마무리 한 후, 본격 앨범 작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더 올드하게, 더 클래식하게 만들 생각이란다. 이 앨범은 가을경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