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OLD AND NEW 이문세 베스트 with 작곡가 이영훈

:: CD 안에 실린 이영훈님의 글,, ::

  2002년 신성한 계절 겨울의 어느 하루 여러분께 음악으로만 뵙던 제가 처음으로 이렇게 글로써 인사 드립니다. 제가 1985년 세상에 첫 음반을 내 놓은지 17년만입니다. 저는 젊었던 시절의 모두와 삼십대의 전부를 음악으로만 살아왔었고, 그렇기에 저의 어려움과 사랑과 인생을 노래로 불러 드리고 그 마음의 움직임은 제 노래의 멜로디로 그려 보여드렸습니다. 그렇게도 미흡했던 곡들이 쌓여 이제는 제 자신을 되돌아 보고 저의 음악을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이 앨범을 출반합니다. 이 앨범은 [NEW],[AND],[OLD]의 시대별 파트로 제목하였습니다.

  앨범 [NEW]에는 최근에 발표했던 '기억이란 사랑보다', 9년만에 힘들게 작곡했던 '슬픈 사랑의 노래', '오늘 하루' 등을 수록하였고 앨범 [AND]에는 94넌 영국에서 녹음했던 '영원한 사랑', 그리고 제 순수와 제 글의 끝이라 생각했던 ' 옛 사랑' 이란 곡 등을 수록했습니다. 사실 이 곡을 쓰고 난 후 한동안 가사로는 더 써볼 말들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앨범 [OLD]에는 말 그래도 저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십여곡을 수록하였슨데 원반들은 이미 다른 회사의 소유로 이전되어 제가 베스트로 엮어 출반할 수 없었기에 1992년 라이브 앨범을 녹음실에서 복원 작업하여 여러분께 들려 드리게 되었습니다. 음악에도 소유가 있음과 예전에 저희를 만들어 준 회사가 세월에 묻혀 이미 사라졌음을 새삼 아쉽게 생각합니다. 앨범[OLD]와 [AND]는 이미 소장하고 계셔서 잘 아실테지만 아날로그의 뭉툭함과 조금은 거친 연주로 옛날의 기분과 감성이 손때묻은 소장품 같이 애착은 같지만 요즘의 디지털 사운드인 [NEW]의 수록곡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다른 음악가들은 라이브 앨범을 소원하는데 저는 우습게도 그 반대의 작업을 해야했고 처음 해본 복원 작업에 참여해준 엔지니어 친구들인 종원군과 동원군께 감사를 드립니다. 각 파트 앨범엔 제가 1992년 모스크바에서 녹음했던 제 소품집 중의 85인조 오케스트라의 곡들도 수록해 봤습니다. 그리고 1992 라이브 앨범은 95년도에 절판되어 시중에는 없으므로 LP로 소장하고 계신 분들과 그 앨범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따로 준비했습니다. 이 17년간의 곡들과 녹음물들이 제 인생의 전부였고 저와 여러분이 유일하게 소장할 수 있는 보존판 [이문세 베스트] 앨범이 될 것 같습니다.

   설명은 길었지만 돌아보면 여러분과 함께 했던 참으로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저의 오랜 피아노 앞에 제 아내와 함께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제가 作曲家라는 값있는 명칭으로 여러분께 게속 불리울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늙어가는 한 작곡者로만 남을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작곡자도 스스로 작곡가라 칭할 수 없는 엄연한 음악적 존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겨울 바람이 어느 새 봄바람이 되어 우리곁으로 오고 또 세월은 가고 거리는 변하고 사람들도 바뀌겠지만, 그 세월에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이 NEW가 없는 OLD가 될테지만 먼 훗날을 기약하며 저희의 음악을 사랑해 주셨고 저와 한 시절을 함께 해 주셨던 여러분... 이 음반을 출반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제 오랜 친구이자 음악의 동반자인 이문세씨, 모든 분께 사랑과 축복의 기도를 보냅니다.

2002년 1월 29일 작곡자 이 영 훈

01, Overture
02. 그대 나를 보면
03. 저 햇살 속의 먼 여행
04. 할말을 하지 못했죠
05. 이별 이야기
06. 광화문 연가
07. 난 아직 모르잖아요
08.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09. 붉은 노을
10. 옛 사랑
11.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12. 깊은 밤을 날아서
13. 사랑이 지나가면
14. 가을이 가도
15. 그 녀의 웃음 소리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