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콘서트 다녀온 후 후기를 남길때만 나타나는 보석처럼 콕콕 박혀있는 20대 관객입니다.
인스타에 남겼으나 인스타를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다고 하여 고대~로 복붙하여 남겨봅니다. 편하게 남겨보았으니 너그러운 맘으로 읽어주세요.
'이문세를 평할 때 '좋은 작곡가 만나서 운 좋게 성공한 가수' 라고 이야기들 하면서 평가절하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프로듀서를 만났더라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훌륭한 프론트 맨 없이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정말 그런 사람이라면 전성기가 흐른 지 30년이 훨씬 지난 오늘까지 이렇다 할 프로모션 없이도 매 도시 매 회차마다 매진을 이뤄낼 수 있겠는가?
내 기준에서 가장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 균형을 가장 완벽하게 이루고 있는 콘서트는 이문세 콘서트라고 생각한다. 마침 그의 노래와 연관성을 빼놓을 수 없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그의 공연을 관람했다.
2015년 시작되어 어느덧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문세의 브랜드
콘서트 <Theatre 이문세>는 공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다목적홀이나 체육관에서 펼쳐지는 대형 공연이 아닌 전문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극장식 공연이다. 전문 공연장의 강점은 무대 전환에 용이함과 음향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역시나 그러한 부분을 한껏 부각시킨 공연이었다.
- 마굿간에서는 공연셋리스트 노출금지로 일부글 삭제처리하였습니다 -
그 어느 시즌보다 노래에 집중한 시즌이라고 느꼈다. 약 15분간 이어진 오프닝 멘트에 다소 당황했으나 직관에 익숙하지 않아 경직된 중노년 관객들에게 아이스 브레이킹을 던지기 위함이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후 무려 40분 넘게 노래가 이어졌고 VCR 이후 다시 노래가 이어졌다. 이후 이어진 멘트에서도 멘트를 빙자한 <셋 리스트에서 제외된 노래 메들리>였다. 심지어는 앵콜 브레이크 전 멘트도 없었다. 2~30대 가수 공연에서도 길어야 서너곡마다 멘트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스테미너를 비롯한 자기관리가 얼마나 훌륭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6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임에도 그 어떤 가수보다 세련되고 강렬한 공연을 펼친다. 율동이 아닌 댄스를 선보이며 종횡무진 무대를 누비며 포스터를 재현하는 듯한 아주 강렬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의 백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세히 서술하지 않겠어요)
히트 넘버만으로도 모자란 공연임에도 대형 히트곡 몇 곡을 과감히 제외하고 셋 리스트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곡 들을 무대에 올린 과감한 시도 역시 좋았다. 안주하지 않는 대중예술인을 사랑한다.
발매된지 오래된 곡들이 다수 포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세련되면서도 쉬운 공연을 만드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그걸 해내는 이문세와 스테프들의 기량에 감탄하며 열심히 잘 살다가 어느 날 또 만나기를 바라며 다음 시즌을 벌써부터 기대해보려 한다.
추신: 공연은 예매부터 귀가까지라고 생각하는 내 머릿속을 훤히 꿰뚫어보는 듯 한 그의 연하장과 귀가 문자. 몇 번을 받아봐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