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문세아저씨^.^
어제 엄마와 제 남편과 함께 고양 콘서트 다녀온 30대 팬입니다.
이문세님이 이 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으나, 제 감상을 꼭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마굿간 가입까지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문세님이 어제 말씀하신 '현재의 이문세를 좋아하는 팬'이라기 보다는 예전부터 현재까지 쭉- 이문세를 좋아하는 팬에 가까워요.
저희 엄마는 20년 넘도록 이문세님의 찐팬이거든요. (마굿간 이모 삼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녔던 기억도 납니다ㅎㅎ)
20년 전부터 엄마와 차를 타고 어딘가 갈 때마다 이문세님의 모든 CD를 돌려가며 들어서인지, 신곡 한곡을 제외하고는 모든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더군요...
역시 조기 교육의 힘은 대단하네요.
저는 18년전쯤, 제가 중학생 때 처음으로 엄마와 이문세 콘서트를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초등학생이었던 남동생도 함께 갔는데, 이문세님의 재치와 입담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답니다.
그때도 이문세님은 관객과의 소통을 참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시간이 많이 지나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부모님 모시고 온 사람 손들어보라길래 저희가 손을 들었더니
"너희는 어머니를 모시고 온 게 아니라 어머님이 너희를 데리고 온 거 아니니?" 하셔서 다들 깔깔 웃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그런 이문세님의 재치와 입담은 정말 여전하시더군요...공연이 너무 짧게 느껴졌어요ㅎㅎ
공연 시작 직전에, 제 남편이 저와 엄마에게 유명하지 않은 노래 중에 어떤걸 좋아하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를 얘기했죠. 정말로 밥 한그릇 시켜놓고 말하듯이 노래하시는 그 도입부는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노래를 얘기하자마자 그 노래를 라이브로 듣게 되어 깜짝 놀라 소리지를 뻔 했어요.
저도 모르게 첫 소절을 듣자마자 눈물을 줄줄 흘렸지 뭐에요.
엄마가 옆에서 놀란 목소리로 "울어???"하고 물어서 조금 부끄러웠네요ㅎㅎ(광화문연가 들을 때도 한번 더 울어버렸어요)
최근에 직장이 힘든건지, 다이어트가 힘든건지, 인생이 힘든건지, 뭐 때문에 힘든건지도 모른 채로 마냥 무기력한 날들을 보냈는데, 노래 한 곡으로 완벽한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답니다.
공연 초반에 멘트하실 때, 이문세님과 관객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밤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문세님의 말씀, 노래, 그리고 여전히 넘치는 에너지와 체력이 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주셨습니다.
덕분에 남은 연말은 조금더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콜 때는 너무 신나서 방방 뛰었네요ㅎㅎㅎ
이래저래 뒤숭숭하고 추운 12월,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하루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오래오래 건강하게 쭈욱 노래 들려주세요!
저도 항상 응원하고, 신곡도 많이 많이 듣겠습니다:)
Warm is better than hot, 이문세 is much better than w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