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가며 살아 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조병하 시인의< 늘, 혹은 때때로 > 라는 시 입니다..
오늘처럼 대기가 낮게 가라앉아 한 낮인데도
쓸쓸한 오후 같은 날에는
많은 얼굴들이 기억의 실타래를 타고 떠오릅니다..
살면서 그리운 얼굴들..
오래도록 남기고픈 아름다운 기억들..
저마다 가슴속에 한 두개쯤 품고 살겠지만..
그리운 것을 마음껏 그리워하며 사는 일 또한
그리 녹녹치 않은 일인가 봅니다..
전..오늘 대학 시절..연구실로 찾아 가면
향 좋은 커피를 제 앞에 놓아 주시고 한없이 푸근한 미소로 웃어 주시던
우리 선생님이 넘 그립습니다..
아이 둘 낳고.. 사는 일이 바빠 ..
일년에 한 두번도 안부 전하는 일에 인색한 제자에게
선생님은 이젠 아이들도 많이 컸겠다..
서울 나오면 작업실에 커피 마시러 오너라..
여전히 푸근하게 제 안부를 챙기십니다..
계절 탓인가요..
자주 뵙진 못하지만 곁에 계셔 주는 것만으로도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은.. 삶의 지표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선생님의 건강이 젤 걱정이네요..
오늘은 제 기억속에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이 그리움을 반짝하게 닦으며
선생님께 긴 손 편지를 써 볼까 생각 중입니다..
마굿간 가족 여러분도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그리운 이름 하나 꺼내 들고
맘껏 그리워 해 보심은 어떨까 싶습니다..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