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혹은 때때로

by 오월의장미 오월의장미 posted Nov 04, 2011 2011.11.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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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가며 살아 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조병하 시인의< 늘, 혹은 때때로 > 라는  시 입니다..

오늘처럼 대기가 낮게 가라앉아 한 낮인데도

쓸쓸한 오후 같은 날에는

많은 얼굴들이 기억의 실타래를 타고 떠오릅니다..

살면서 그리운 얼굴들..

오래도록 남기고픈 아름다운 기억들..

저마다 가슴속에 한 두개쯤 품고 살겠지만..

그리운 것을 마음껏 그리워하며 사는 일 또한

그리 녹녹치 않은 일인가 봅니다..

 

전..오늘 대학 시절..연구실로 찾아 가면

향 좋은 커피를 제 앞에 놓아 주시고 한없이 푸근한 미소로 웃어 주시던

우리 선생님이 넘 그립습니다..

아이 둘 낳고.. 사는 일이 바빠 ..

일년에 한 두번도 안부 전하는 일에 인색한 제자에게

선생님은 이젠 아이들도 많이 컸겠다..

서울 나오면 작업실에 커피 마시러 오너라..

여전히 푸근하게 제 안부를 챙기십니다..

 

계절 탓인가요..

자주 뵙진 못하지만 곁에 계셔 주는 것만으로도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은.. 삶의 지표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선생님의 건강이 젤 걱정이네요..

 

오늘은 제 기억속에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이 그리움을 반짝하게 닦으며

선생님께 긴 손 편지를 써 볼까 생각 중입니다..

 

마굿간 가족 여러분도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그리운 이름 하나 꺼내 들고

맘껏 그리워 해 보심은 어떨까 싶습니다..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