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면 '얘가 애 맞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원래 애들은 대부분 욕심이 많잖아요.
갖고 싶은것 있으면 사달라고 조르고, 사준다면 또 당장 사달라고 또 조르고...
그런데, 미지는 예외인것 같아서요.
예를 들어서, 제가 무슨 선물을 주기로 했어요. 헌데, 깜빡하고 안가져온거죠.
'미지야~ 미안~ 아빠가 깜빡하고 안가져왔네. 어떻게하지?'라고 말하면, '응. 괜찮아~ 그냥 다음에 만날때 줘~' 이런단말이죠.
다음에 만날때라면 최소 2주일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기다린다는게...
얼마전 에버랜드에 갔을때였어요.
제게 비눗방울을 사달라는거예요.
놀이동산에서 사는건 비싸기만하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그래서 그랬죠. '다음에 아빠가 좋은것 사다줄게, 알겠지?'
그랬더니, 더이상 조르지 않고 그냥 알겠다네요.
그리고, 며칠전에 마트에서 예쁜 놈으로 사왔어요.
이번주말에는 분당에서 잠깐 만나 놀기로 했고,
5/4-5/5에는 여행을 가든 어쩌든 재밌게 놀자고 했죠.
가만 생각해보니 이번 주말 시내에서 노는데 굳이 비눗방울을 가지고 놀 필요가 없을것 같은거죠.
차라리 어린이날 연휴에 만날때 가져가서 가지고 노는게 나을것 같고...
하지만, 애들이 어디 어른들 생각같은가요?
장난감이야 빨리 갖고 싶은게 모든 아이들의 마음인것을...
혹시나 하고 미지에게 물었어요.
차근차근 설득한것도 아니고, 그냥 이렇게 물었어요.
'이번 주말엔 그냥 분당에서 놀고 헤어질거고, 다음주말엔 아빠랑 어린이대공원을 가든, 캐리비안베이를 가든 갈텐데, 비눗방울을 언제 받았으면 좋겠어?'
그랬더니, 미지 왈 '그럼 어린이날때 받는게 낫겠네~'하는거죠.
제 생각에선 너무 대단한거예요. 애 같지가 않은거죠.
헌데, 이렇게 얘기하면 자기 자식 잘났다고 할까봐 어느 누구에게도 안물었었는데, 이젠 정말 궁금해요.
요즘 애들이 다 그런건가요? 아니면, 미지가 약간 특이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