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감동의 여운이 짙고
그로 인한 후유증이 있지만
이제 우린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날의 감동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하는
추억과 그리움이 될 것이다.
그 날 이문세는 목상태가 안 좋아보였다.
또한 감정의 발란스가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공연말미에 눈물을 보였다 말하지만,
사실 이문세는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오만관객의 무게와 의미는 그만큼 컸다.
상상해 보라.
자신이 견뎌온 세월과 음악인생의 결과물이
하나로 집약되어 오만개의 별빛으로 눈앞에 펼쳐질 때
그 감격을 추스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초반 ‘붉은 노을’과 ‘파랑새’ ‘알 수 없는 인생’같은
빠른 곡은 그런대로 지나갔으나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그는 계속 울먹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만관중은 이문세와 함께 울먹였고
이문세와 함께 웃었다.
공연은 정말 잘 기획되었고 치밀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문세는 공연 내내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것 때문에
수많은 치유가 공연장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거대한 제의(祭儀)였다.
제의는 치유와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제의는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 싸매고 회복시키는 것이다.
힐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
하나는 Hi-touch이고 다른 하나는 발산이다.
영혼의 깊은 곳을 터치할 때 사람은 치유된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것을 발산할 때 사람은 치유된다.
고마움과 감사를 가득담은 이문세의 속살은
그 날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깊이 어루만지고 치유했다.
그 날, 오십견으로 고통 받던 아내는
내 옆에서 팔을 쑥쑥 올리면서 자신도 놀라워했다.
예측컨대, 그 날 수많은 힐링의 사건들이 있었을 것이다.
거의 전 언론사가 이번 공연을 다루었다.
어느 정도 평가도 이루어졌다.
대한민국 공연사상 최대 유료 관객을 동원한
‘블록버스터급 공연’이라 한다.
한국 대중음악공연사의 새로운 장을 연
‘이문세의 힘’에 세상은 새롭게 주목했다.
앞으로 관객의 폭을 더욱 확장할
분명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 같다.
게다가 가왕 조용필의 공연까지 잠실벌에서 벌어지므로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다.
사실 조용필과 이문세를 비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음악세계가 다를뿐더러 조용필은 여전히 너무도 큰 존재이다.
그래서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공연하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조용필과 더불어 한국대중음악을 이끌어 갈
뮤지션으로서의 이문세의 위상이 확고해지는 기회가 되었다.
이문세 공연의 가장 큰 우군은 무엇보다 마굿간이었다.
전단지와 현수막 등 공연을 위한 헌신에 눈물이 다 난다.
마음 같아서는 그 날 수고한 마굿간 가족들을 격려하고 싶었지만
쑥스럽기도 하고 토요일 밤이라 급히 귀가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마굿간은 매우 에너제틱하고 건강한 집단이다.
이문세를 많이 닮았다.
얼굴까지 같이 길어질까 걱정(?)이 된다.
이렇게 헌신적이고 따스한 사람 냄새나는 팬클도 있구나 하고
감동하고 있다. 탱큐!
옆에서 같이 관람하던 25살 딸, 23살 아들 녀석
점잖게 앉아 있다가 성시경이 나오니 사진을 찍고 난리다.
이문세 합창단이 나오니 소리 지르고 더 난리다.
김범수, 윤도현에 더욱 열광한다.
고모부가 아무리 익숙해도 그렇지 조금 섭섭했다.
그런데 공연이 다 끝나자 딸 녀석이 말한다.
“아빠, 고모부 정말 대단해요. 존경스러워요”
아들 녀석은 계속 ‘그대와 영원히’를 흥얼거린다.
그러면 그렇지.
끝으로 이문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공연 끝자락에 후유증이 있을 거라 했다.
조금 뒤척이다 새롭게 꿈꾸리라 믿는다.
그리고 ‘가수라서 행복했던’ 기쁨을 안겨준
오만관중에게 보답하는 길은
그들이 안겨준 행복을 소중히 지켜가는 것이다.
이문세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행복한 이문세 자신’이다.
다시 한 번 마굿간 가족들, Thank you!
모두 모두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