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글터에 종원이 이야기가 나오니
종원이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종원이 9살, 초등학교 2학년 방학 때
당시 내가 목회하던 거제도에 왔었다.
그때 큰 딸이 10살, 아들이 8살이었다
8살, 9살, 10살 셋을 모아놓으니 정신이 없었다.
특히 종원이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정말 조랑말처럼(?) 뛰어다녔다.
천성이 순한 8살 아들 녀석하고는 잘 지내는데
제법 고집이 센 10살 딸아이하고는
계속 티격태격했다.
둘 다 자기주도형이라 그랬다.
그럭저럭 일주일을 잘 보내고 서울로 올라갔다.
종원이를 보내고 나니 집안은 조용한데
조금 허전하기도 한 게
“자식 셋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에 가기 전 우리 아이들이랑 같이
대학로에서 만났는데
반듯하고 의젓하게 잘 자랐다.
가끔 도통한듯한 소리도 한다.
어릴 땐 엄마를 많이 닮았다 생각했는데
커갈수록 아빠를 닮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난 88년 10월, 문세는 89년 10월에 결혼했다.
큰 딸 정원이가 25살, 종원이는 24살이다.
나는 결혼 25주년, 문세는 결혼 24주년이다.
나만 보고 있으면 나이를 모르겠는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이가 헤아려진다.
그래서 기쁘면서도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