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용인으로 향했지요.
오후에는 장사를 해야하니 점심때쯤 까지만 놀다 오자고 약속을 하고 갔습니다.
신나게 놀다보니 오후 1시 30분이 됐네요.
너무 늦은거예요.
얼마 놀지도 못한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가야하는데, 미지는 아쉬워하고...
사실 가게 주방이모에게 전날 미리 얘기는 해놨습니다.
딸이랑 놀러갔다오느라고 늦을 수 있으니 제가 없어도 문 열어놓으시라고...
최대한 빨리 가겠노라고~
아내에게 전화를 했지요.
화가 단단히 났네요. 빨리 안온다고...
중간에서 난감했습니다.
아내는 빨리 오라고 화를 내고, 미지는 조금만 더 놀자고 조르고...
미지를 타일렀지요.
미안하다고... 하지만, 아빠는 엄마랑 싸우는거 싫다고...
다음에 또 오면 되니까, 오늘은 좀 양보해달라고...
어깨가 축~ 쳐져서 샤워장으로 들어가네요.
미지 집으로 데려다주는 내내 아무 말을 안합니다.
미안하다고 해도 대답을 안하네요.
집에 도착해서 차에 있는 짐을 챙겨야하는데, 하나를 안가져가는거예요.
나한테 들고 오라는 의미같았어요.
짐을 들고 뒤쫓아 미지 집 현관까지 쫓아갔지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고, 짐을 내려놓았지요.
'미지야~ 아빠 갈게~~~'
이런......
눈물을 글썽이네요.
미안한 마음에 꼬~옥~ 안아줬습니다.
그리고, 수십번 뽀뽀를 해주고는 헤어지는데, 또다시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하지만, 서둘러 가게에 가서 장사해야죠.
차를 타고 가게로 되돌아오는데, 궁금했습니다.
눈물 흘릴정도는 아닌것 같은데......
미지에게 전화를 했지요.
'미지야~ 이제 괜찮아?'
'응'
'아까 왜 울려고 했어? 아빠랑 오래 못 놀아서 서운했어?'
'으응~'('아니~'란 표현)
'그럼, 엄마가 아빠한테 빨리 오라고 해서 서운했어?'
'으응~'
'그럼, 왜 그랬어? 응?'
'......'
'아빠가 미워서 그랬어?'
'으응~'
도대체 왜 그랬는지... 그러다가 혹시나 싶은 마음에 물었지요.
'그럼... 그냥 속상해서 그랬어?'
'응.'
'그래. 엄마 올 때까지 재밌게 놀고, 다다음주에 보자~'
'응.'
왜 그냥 속상했을까?
미지 입장이라면 뭐가 그리 속상했을까?
아마, 이런게 아닐까?
다른집 아이들은 놀고 집으로 되돌아와도 아빠랑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는데, 미지는 헤어져야 하니...
아빠가 가게에 일하러 간다고 해도 다른 애들은 따라갈 수 있지만, 미지는 따라갈 수 없으니...
그냥... 아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무조건 헤어져야 하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새붐이는 또 울보 티를 내네요.
어찌나 미안한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자기야~ 우리 추석때 2박 3일 캠핑갈까?'
'그것도 괜찮겠네. 미지한테도 물어봐~ 캠핑이라면 같이 가면 좋잖아~'
설날이나 추석이면 미지는 항상 엄마를 따라서 시골 외할머니댁에 내려갑니다.
하지만, 이번엔 저랑 지내게 되었습니다.
미지에게 좋은 쪽으로 결정하라니까 아빠랑 있고 싶다네요.
캠핑장에 가서 울 딸 신나게 뛰어놀게 해줄래요~
항상 웃음 가득한 내 딸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