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맘때 회사에 입사하고 갖는 첫 송년회를 할 때 즈음..
우연찮게 그 술집 한 귀퉁이에 걸려있는 사인에 눈이 머물었습니다.
2005. 12. 라는 날짜와 함께 우리에게 익숙한 사인이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 사인을 보고 딱 처음 들었던 생각이 '이거 2년 뒤에 '10년 전'이라는 글로 사진과 함께 올려야겠다'라는 생각...
두 번째 든 생각이 '그러고보니 2005년 12월 그 때 즈음이 지금의 아내(그때는 사귄지 반 년도 안된 여자친구)랑 함께 간 첫 공연이었구나'하는 생각..
세 번째 든 생각은 '하...남들 거의 2년만에 마무리하는 석사과정도 2년만에 못 끝내서 한창 시무룩하던 때구나...'라는 생각.
세 가지 생각이 들고 나니 갑자기 옛날 일들이 또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많은 것들이 변했구나...함을 새삼스레 같이 느낍니다.
(대학교 시절 서울에 잠시 있을땐 정말 정모며 번개며 나름 노력하며 휩쓸고(?) 다녔었는데... ㅎㅎㅎ 10년도 넘어 버린 얘기네요.)
문득 20년 전 중학생 때 가진 돈 탈탈 털어 고장나 가는 휴대용 카세트에 테잎 늘어지도록 노래를 듣곤 했던..
어릴 적 나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TV로만 얼굴을 보던, 언제 만날지도 모를 삼촌뻘의 가수가 뭐가 그리 좋냐는 친구들 말에도
'니들이 아직 노래를 몰라서 그런다'라고 말해주던 나였는데...
문세형님과 마굿간 식구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던(...정정합니다. 주로 이야기를 듣던) 시절은 꿈이었던걸까 할 정도로
요즘엔 그저 가끔 이 곳에 들어오는 게, 그리고 그분의 음악을 듣는 게 그나마 일상 생활의 자그마한 위안이 되었습니다.
요즘도 가끔은 옛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요즘 들어 마굿간 꿈 꾸는 횟수가 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몇 년만에 정모가 아닌 꿈 속에서 뵙는 분들도 있고요..
다행히 꿈 속에서는 아직 업데이트가 안 되어(?) 제가 아는 분들은 옛 모습 그대롭니다. ㅎㅎㅎ
늦은 밤 옛 상념에 취해...끼적이고 갑니다.
애들이 감기로 고생이네요...모두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