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제가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최악의 1년을 보낸듯합니다.
제가 속한 배드민턴 클럽안에서 구설수에 올랐지요.
동갑내기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친구와 안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서로 아는채도 안하고 속으로 '나쁜놈'이라며 지내왔지요.
그런 와중에 그 친구가 올 해 클럽 임원이 된겁니다.
제 존재가 눈에 가시였겠지요.
6월초에 나름대로 친하다는 형이 저와 얘기 좀 하자며 제 가게에 찾아왔고,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두 시간정도 나누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한 달정도 지난 7월초.
한 임원이 제게 클럽에서 나가랍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무조건 나가라네요.
아무 이유도 없이 어떻게 나가냐고 했죠.
제 가게로 찾아온 그 친하다는 형이 저와 두 시간동안 한 대화를 몰래 녹음을 해서 갔다네요.
아~ 배신감이란...
그 녹음된 내용안에 탈퇴될만한 내용이 있답니다.
저야 떳떳했습니다.
공개를 하라고 했습니다.
둘이 얘기하는데 못할 말이 어디 있습니까?
나랏님도 욕하는데...
그 녹음 내용을 공개하고 그게 탈퇴 사유가 되는지 얘기해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공개할 수 없답니다.
그리고는, 20명이 넘는 임원중에 세 명이서 결론을 내리고 공론화 시켰네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항의를 했더니, 한 번 결정난 일 번복이 안된답니다.
저는 말 한 마디 못해보고...
끝까지 싸우려다가... 싸우면 싸울수록 적이 더 늘어날것 같더라고요.
이런 수모를......
제 가슴속에 큰 상처가 생겼고, 그 몇 명은... 칼을 갈고 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머릿속에선 스트레스만...
일에 집중하자!
빚을 내어 더 큰 가게로 옮겼습니다.
8월, 9월 매출이 지난 가게보다 두 배 이상 올라오네요.
일할 맛 난다.
아니, 너무 바빠서 정말 힘들었어요.
'8, 9월이 이 정도 매출이면 다음달부턴 나도 돈을 좀 벌어보겠구나~' 생각했죠.
그러던 와중에 9월 26일 김영란법 시행!
10월 매출이 8, 9월 대비 1/3이 줄었네요.
휴~~~
수입이 준게 아니예요. 매출이 준거죠.
다시 말해서 300만원 벌던 사람이 200만원을 번게 아니라, 매출이 줄어드니 수입이 마이너스로 돌아선거죠.
항상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이 3~4명이었는데, 1~2명으로 줄이고...
대출을 받아서 직원들 월급을 주고, 가게 월세를 내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순실까지 터지고...
11월 매출은 8, 9월 대비 2/3가 줄고..
가게는 예전보다 세 배가 커졌는데, 매출은 예전가게 매출이고...
장사가 안되니 야채들도 상해서 버리기 일쑤고, 생고기를 다루는 가게다보니, 고기까지 버리게 되고...
결국 월세도 못 내고, 직원급여도 미루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집사람이 얘길 하네요.
이혼하고 싶답니다.
(민감한 부분이니 자세한 얘기는 않겠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부모님께는 왜 헤어졌는지 얘기를 해야하니 이유는 알려달라고 했죠.
알겠다고 말하고선 여태 아무 말도 없습니다.
재혼이다보니 이혼에 대해서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어머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남자가 이혼 두 번 하는것 흠 아니다.
안맞는데 억지로 살 필요 없다.
아니다 생각하면 헤어지고, 다시는 결혼같은것 하지 말고, 너 혼자 맘 편하게 살아라.'
아내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눴지요.
서로를 좀 더 존중하면서 지내면 어떻겠냐고...
잘 살아보자고 결혼했는데, 이렇게 헤어지는건 너무 안타깝지 않냐고...
하지만, 되돌아오는 대답은 '그냥 이혼해줘~'
그리고선, 짐을 챙겨서 나가네요.
그래! 인연이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는게 낫지!
11월초에 법원에 가서 이혼서류를 접수했습니다.
고깃집을 하다보니 거의 매일 술을 마십니다.
'설마...'하시겠지만...
이혼서류 접수하고나서 매일 평균적으로 소주 5병씩 마셨습니다.
조금 마시는 날은 3병? 많이 마시는 날은 8병?
이혼하는게 마음아파서?
아뇨~
'왜 나는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못 살까?'
사실...
죽고싶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지만, 미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미지.
함께하지 못하는것도 미안한데... 안되지!
장사라도 잘되면 가게에 집중이라도 하겠죠.
손님이 없으니 틈만나면 술을 마시고...
사람이란게 참 간사한것 아세요?
'미지가 있는데... 엉뚱한 생각 하지말자!'
마음먹어 놓고선, 너무 힘들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되데요.
'최진실은? 아이가 둘이나 있는데도... 그럼 나도 괜찮은것 아닌가?'
이런 합리화하려는 생각.
물론, 지난 일이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는겁니다.
20일정도 그렇게 술을 마셨더니 몸이 안좋아지는것 같네요.
'그래. 혼자 살려면 건강이라도 지켜야지!'
마음먹고 술을 좀 줄였죠.
12월 6일.
법원에서 이혼 판결을 받고, 어디 좀 가고싶은데 갈데가 없네요.
한강변에 가서 잠깐 바람좀 쐬고...
소주 다섯병을 들고 집으로 갔습니다.
혼자서 술을 마시는데...
세 병쯤 마셨나?
눈물이 나네요.
왜 이렇게 인생이 서러운지...
한 10분동안 소리내며 펑펑 울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또 열흘정도 매일 소주 다섯병씩...
살아야지. 어떻게든 살아야지.
내 인생에 좋은 날을 한 번 이라도 느껴보고 가야하지 않겠어?
차는 집사람 명의로 되어있었거든요.
조금전에 가져갔습니다.
짐은 모레 오후에 와서 다 빼간다네요.
지난 두 달동안 밤 12시쯤 잠이 들어, 새벽 3시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있다가, 해뜰무렵 3-40분 자고...
불면증에 시달려왔는데, 며칠전부터는 그래도 잠을 좀 자네요.
조금씩 힘을 내고 있습니다.
먹고살기위해 정신차리고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잊어야죠.
그리고, 또다시 열심히 살아봐야죠.
2016년.
내 생애 최악의 해.
해가 바뀐다고 갑자기 좋아지겠냐마는, 빨리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습니다.
2017년은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가게가 잘되서 순조롭게 빚을 갚아나가고 싶습니다.
당분간 뚜벅이로 살아야하지만, 내년에는 차 한대 사야겠죠?
큰 욕심없이, 맘씨 예쁜 20대 아가씨를 만나 연애도 하고싶고요~ ^^
무엇보다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원하는건...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싶네요.
먹자촌 상인회 임원이든지... 새로 가입한 배드민턴클럽 임원이라든지...
그런 일을 할 때마다 제가 살아있음을 항상 느껴왔었거든요.
잡념을 가질 시간없이 정신없이 살고싶은거죠.
물론, 누가 시켜줘야 하는거지만요~ ㅎ
끝으로...
저는 문세형님과 함께 배드민턴을 칩니다.
우리 배드민턴 클럽에서 가장 큰 행사는 바로 '송년회'거든요.
문세형님께서 저를 위해... 제게 힘을 주시겠다며... 송년회를 제 가게에서 했습니다.
문세형님은 홍대에서, 그 외에도 파주, 수원, 인천, 대구까지...
문세팀 회원들께도 너무나 감사한게...
여태까지 모인 이래 최대인원, 100% 참석.
어찌나 감사한지...
마굿간 식구들께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씁니다.
문세형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마굿간 식구들...
한 해동안 행복한 일이 많으셨다면 그 기운 계속되길 바라고요,
힘든 일 많았다면 깨끗이 씻고, 다시 힘내시길 바랄게요.
이제 저도 다시 시작합니다.
제 이름값 해야죠.
새로운 붐을 일으켜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