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 간 독일을 다녀왔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독일교회의 날이
독일수도 베를린과 마틴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독일로 출발하기 직전
이문세의 광화문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명품공연이었습니다.
노래 자체의 힘도 있지만
노래를 가지고 무대를 연출하는 힘과
공연 속에 덧입혀지는 스토리텔링은
이문세 공연만이 가진 탁월한 능력입니다.
“2017 Theatre 이문세”란 제목은 참 적절했습니다.
단순한 콘서트가 아닌 종합예술 같은 공연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음악과 공연의 진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나도 나이 들어가는지라
세월이 가면서 그의 공연 에너지가
계속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노파심이 있습니다.
나이 들면 확실히 호흡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 늘 놀라게 됩니다.
노래의 호흡은 말할 것도 없고
공연에서의 그의 몸놀림은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 뒤에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를 상상하게 되면
그 나이에 그런 몸 상태를 유지하는 그에게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초반부의 연속적인 열창의 무대는
마치 풀코스의 정찬을 받아 든 느낌이었습니다.
초반부터 배가 부르고 있었고
공연 내내 배부르다는 느낌은 줄곧 이어졌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문세 공연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힘은 군계일학입니다.
노래의 힘에 버금가는 그의 말의 힘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야 하는 공연의 특성상
이문세만의 비장의 무기인 것 같습니다.
그의 샤우팅의 힘은 여전하지만,
힘을 빼고 부르는 노래에서
혹은 성량을 줄여서 부르는 노래에서
더 깊은 울림과 감동이 오는 것을 보며
노래에도 세월이 입혀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특별히 공연 막간의 시간에,
공연 후 가지는 휴식과 막간의 시간에 대한
차분하고 담담한 넋두리 뒤에
기타 하나로 나지막하게 들려주는
“그녀의 웃음소리 뿐”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에게 막간의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그 시간이 그의 새로운 공연 창조를 위해
왜 필요한 시간이었는지를 절실히 동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보았을 아프리카의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을
함께 상상해보는 여유를 누려보기도 했습니다.
나 역시 지난 보름 막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계 2차 대전의 전범 국가란 부담을 가슴에 안고
자신을 성찰하며 나라를 일으키고 통일을 이룬 독일,
유럽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단단한 나라 독일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습니다.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삶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많은 영감을 얻고 돌아온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마굿간 운동회를 막간의 시간으로 가진 뒤
이문세는 전주를 시작으로 지방공연을 시작했다 하지요.
새로운 에너지와 새로운 열정으로
건강하게 공연 잘하길 마굿간 가족과 함께 응원합니다.
* 사진은 이번 독일교회의 날,
아내가 챙겨 와서 쓴 깔판을 보고
인증 샷을 찍었습니다.ㅎㅎ
독일에서 대한민국 이문세!
사진 찍게 깔판 들고 있으라니 묵묵히 들고 있는
아내의 손가락이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