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간 : 1달
제작시간 : 4시간
제작비 : 8만원
소품 : 재문방 옷걸이, 순미누나 코트, 목도리. 모자
총 촬영 필름 : 27씬 75컷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조건 형석형의 감을 믿어야겠다입니다~
무슨말씀이냐하면 사실 저는 촬영하면서 우재나 순미누나의 표정연기에 웃기는 했지만 이게 과연 마굿간 가족들에게 먹힐까??
오히려 그냥 눈 뮤직비디오 트는게 낫지 않을까? 괜히 뮤직비디오도 제대로 못보고 패러디도 재미없고 그런거 아닐까라는 걱정으로 혼자 며칠을 끙끙거렸거든요, 지나고 보면 혼자만의 부질없는 걱정이었지만...^^;;
그런 제가 걱정의 말을 할때마다 형석형은 형석형 특유의 말투로..." 재문아..하면 다 되는거야~" 라며 언제나 넘치는 자신감을 보였었고 결국은 형석형의 예상이 딱 들어맞은 결과가 나오게 되었네요 ^^
뭐 이번 신년회가 끝나자 마자 형석형은 벌써 내년꺼 머릿속에 있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그건 새빨간 거짓말일 가능성이 큽니다. 제 경험상...^^;; 혹시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에 우재가 쓴글씨에서 내년에 2부가 있겠지 라고 기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 기대는 접으세요... 없습니다 !!! ^^..아니 저도 잘 모릅니다 ㅎㅎ
그럼 지금부터 제작노트를 알려드릴께요~
작년 허브나라이후 사실 저나 범수형은 형석형에게 제발 미리 쫌 준비하면 안되냐라고 늘 말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형석형은 느긋~
저는 10월부터 형석형 올해는 뭐 하실꺼에요? 라며 수차례 물어봐도 묵묵부답이었던 형석형...
그러다가 11월 말이 다되어서야 서울의 모처에서 밥사줄테니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식당이 대학로 구석골목이다보니 주차가 힘들었고 깊스하고는 제가 너무 불안해서 저는 가지못했고 형석형과 범수형, 순미누나, 병훈형, 성아누나가 모여서 밥만먹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첫 모임에서 밥만먹고 헤어진 후 12월에 다시 서울의 모처에서 모여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던중에 범수형과 형석형에게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다음주에는 부산에서 합류한 우재와 함께 좀더 세밀하게 아이디어 회의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때까지 저는 깊스때문에 참여 못하고 모임 이후 형석형과 통화로 정보 나누고 이떄부터 저는 "눈"의 뮤직비디오를 열심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2월27일 저녁 형석형에게서온 한통의 문자...신촌의 파티룸 대여확정!!!
파티룸이라...이때까지만 해도 파티룸이 뭔지도 몰랐던 저...촬영 장소 얘기할때도 사실 저는 좀 큰 공간을 원했기에 형석형의 집 널따란 거실에서 찍기를 강력하게 주장 했었는데...호텔도...모텔도...아닌 파티룸이라니...
형석형이 촬영장소 찾느라 발로 얼마나 뛰어다녔는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다만 연말이다 보니 모텔도, 파티룸도 자리가 없어 겨우 찾았다는 형석형의 말을 믿을뿐...
그래서 찾은곳이 신촌의 모 파티룸입니다. 2평반 정도 되었던거 같네요
(아래의 사진이 촬영장소였던 방)
공간이 좁다보니 촬영시에는 쿠션이랑 물품들 한쪽구석으로 다 몰아넣고 찍었답니다.
저 비좁은 공간에서 목발짚고 깽깽거리며 카메라 들고 찍고 있는 제모습을 봤더라면 아마 뮤직비디오 보다 더 웃겼을껍니다. 아..아니..안스러우셨을껍니다. ^^;;
다시 돌아가서 12시 조금 넘어서 저랑, 형석이형, 순미누나, 우재는 촬영장소앞 닭갈비 집에 모였구요. 저는 밥만 먹는줄 알았는데 우재랑 형석형은 맨정신으로는 촬영을 못할거 같다며 소주 2병을 밥과 함께 마셨답니다.
아..그리고 극에서 우재가 넥타이 메는 장면...밥먹은 식당 화장실이 이뻐서 제가 즉석으로 찍자고 해서 찍었는데요..찍을때 마다 여자화장실에서 문을 탁탁치는 소리에 사실..의도했던데로 다 찍지는 못했네요 ㅜㅜ
식사후에 2시 조금 넘어서 파티룸 방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감독이신 형석형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했죠~뮤직비디오 한장면 한장면을 디테일하게 기억했다가 배우들에게 요구하는...진짜 영화 감독같은 디테일한 연기요구..그걸 또 잘 받아서 연기에 몰두한 두배우...그렇게 4시간을 재밌게 우리끼리 웃으며 찍었습니다.
(영상에서 박배우가 잡고 춤췄던 마네킨 역할을 한 제방 옷걸이)
옷걸이를 마네킨 처럼 흔들며 춤추던 우재의 모습이 얼마나 진지하던지...그런 우재를 보고도 웃지 않고 같이 파트너로서 춤을 멋지게 추는 순미누나는 또 얼마나 대단해 보이던지 ^^
촬영중 제일 많이 웃었던 부분은 우재랑 순미누나가 나란히 누워서 얼굴 보는 장면 이었던거 같네요.
근데 우재는 언제나 그렇듯이 표정변화 전혀 없었고...그런 우재를 보며 순미누나만 매번 빵터졌다는...
위의 노란의자는 결국 부서졌는데...티안내고 조용히 나오너라 조마조마 했었구요.
공간이 작다보니 춤추는 장면이 특히 어려웠답니다. 공간이 조금만 넓었더라면 우재가 순미누나의 허리를 잡고 들어올렸다 내리는 장면도 연출하려고 했었는데...어쩌면 공간이 작았던게 다행이었을 수도있었던 ^^
우재는요, 문세형과 우리 마굿간 가족을 위해 연말 일주일동안의 그 귀한 휴가를 내서 형석형의 부름을 받고 올라왔답니다.
아..마지막에 우재가 글쓰는 장면...원래 그부분은 그냥 원본 영상을 쓰려고 했던거였는데 주말에 형석형이 우재를 급하게 불러
우재 막차타고 내려가라 하고서는 촬영한 부분이랍니다.^^
연기로도 훌륭했지만 문세형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달려오는 우재에게 상하나 줘야겠죠 ^^
그리고 순미누나는 촬영을 위해서 회사도 휴가내고 오셨답니다. 평일 낮이나 보니 시간을 내려면 휴가 쓸수 밖에 없어 과감하게 휴가를 내고 기꺼이 시간을 내고 온 누나, 형석형의 어떤 연기요구에도 불만없이 임해주는 순미누나의 털털한 웃음덕에 촬영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고 시간도 잘 갔더랍니다.
형석형...형석형이야 뭐...행복한 사람이죠...부르면 달려와서 함께해줄 사람들이 이렇게 있다는게 ^^
저는요 영상 틀면서 사실 등에서 땀이 날정도로 긴장되서 뒤의 문세형 표정이나 웃음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답니다.
우재 등장장면에서 사람들 웃음이 빵 터지고 나서야 안도하며 뒤를 돌아볼수 있었다는...
근데 아쉽네요. 오랫만에 크게 웃어본다는 문세형님의 웃음도...10년만에 이렇게 크게 웃어본적 없다는 명호형의 웃음도..그많은 마굿간 가족들의 웃음을 영상에...사진에 담지 못한게...^^
모두들 즐거워해주시고 칭친해주신덕에 변함없이 내년에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형석형이랑 범수형이랑 있으면 사실 뭐라도 다 해낼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도 들구요~^^;;
이상은...또하나의 좋은 추억으로 남은 2018년 마굿간 신년회 영상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였습니다~
(75컷의 촬영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