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입니다.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건강관리 잘 하길 바랍니다.
두 달 전
눈부시게 푸른 5월
딸을 시집보내던 날,
딸의 손을 붙잡고 입장하면서
아무 생각도 안하려고 애썼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사위에게 딸의 손을 건네주려는 순간,
딸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순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딸과 나만이 아는 수많은 말이 오갔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한 장면입니다.
나는 그 날,
기도순서를 맡아
깊고 잔잔한 톤으로 기도를 올렸고
딸아이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감사와 기쁨의 눈물이었겠지요.
그런데 그 아련한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에
딸아이가 잉태했다는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결혼하자마자 곧 바로 임신이 되었으니
이런 걸 두고 허니 문 베이비라고 하나요.
갓 태어난 딸아이를 품에 안던 89년 가을의 기억이 떠오르고
태어날 손주를 품에 안을 내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옵니다.
감격스러움은 말할 것도 없고
졸지에 아빠에서 할아버지로 월반하는 것 같아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