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12시간을 달려 '포카라'에 도착했습니다.
호텔 입구에 버스를 대고 차에서 내리는데, 문세형님께서 마중나오셨더라고요.
긴 시간 정말 고생많았다며 하차하는 우리 랑탕팀 한명 한명을 안아주셨지요.
각자 방에 들어가 간단히 샤워를 하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저녁식사는 현지에서는 엄청나게 고가인 생삼겹살을 문세형님께서 빵~빵~! 쏴주셨습니다.
며칠동안 수고했다고요.
그리고, 자원봉사했던 학교측에서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만들어주셨더라고요.
그 감사패 전달식을 잠깐 갖고, 마음편하게 식사와 음주를 했지요.
8일째.
그 내용에 앞서...
네팔 자원봉사를 떠나기 약 한달여 전.
너무 궁금했습니다.
약 열흘간의 일정이란 얘기만 들었을 뿐,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아무런 정보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일반적인 자원봉사단의 일정이라도 한 번 보자는 생각에 인터넷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냥 '네팔 자원봉사'라고 검색을 했지요.
몇몇 블로그가 나오더라고요.
그 중 한 블로그를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8일간의 의료봉사였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이틀은 이동하는데 소요됐고, 이틀은 봉사, 나머지 나흘은 트레킹이네요.
엥? 생각보다 자원봉사 시간이 짧네?
다른 블로그들을 봐도 그 정도 수준이더라고요.
이건 주객이 전도된것 아닌가?
다녀와서 마굿간 식구들 또 지인분들에게 놀다왔다고 욕먹는 것 아닌가?
그런 불안한 마음도 들었었지요.
반면...
횡성에 자원봉사하러 갔는데 횡성한우를 먹는다고 욕하진 않잖아요?
여수에 자원봉사하러 갔다가 밤바다를 보고 이튿날 돌아왔다고 잘못됐다고 하지는 않잖아요?
그래. 열심히 일하고 떳떳하게 누리자!
누릴 수 있는 곳에서 못 누리는 것도 바보짓이다!
오늘부터 3일동안은 지난 나흘간 땀흘린 댓가를 보상받는 날이다!
호텔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약 두 시간정도 갔습니다.
트레킹 시작할 곳에서 하차한 후 베낭메는 법, 스틱 쓰는 법 등 트레킹에 필요한 여러가지 내용을 설명듣고 드디어 출발!
처음엔 내리막길.
한 20분-30분정도 갔나?
아기자기한 풍경의 롯지에 점심식사가 준비되었다네요.
그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한답니다.
식당에서 다같이 식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 삼삼오오 모여서 담소를 나누며 여유있는 휴식을 취했지요.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문세형님께서 말을 꺼내시네요.
당신이 생각했을때 전운영자였던 새붐이는 일 잘 안하고 꽤부리는줄 알았는데, 자원봉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며 정말 열심히 했다고...
앗! 왜 이런 말씀을 하시지? 상을 주시려나? 아~ 민망해라~
그런데... 열심히 했으니까 노래를 하라네요.
헉!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당시에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태어나서 가장 긴장을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노래를 하라는데, 머리가 그냥 새까매지는겁니다.
노래 제목도 생각이 안나고, 내가 즐겨불렀던 노래가 뭐였는지도 전혀 모르겠는거예요.
문세형님께서 그러시네요. '야~ 생각하지말고, 그냥 형꺼 빠른노래 불러~'
그래서, 부른 노래가 '알 수 없는 인생'.
정말 즐겨부르는 노랜데, 참네... 정말 답답하네요. 가사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거예요.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정말 지금까지도 이해가 가질 않네요. 내가 왜???
그렇게 어버버~ 대충 노래를 부르고...
저만 죽을 수 없잖아요.
또다른 전운영자 용구형을 지명해서 노래를 이어갔죠.
그렇게 전운영자들 모두 노래를 하고, 설레발(문세형님의 등산모임)대표로 이상은산악사진작가, 또 하늘교육 이사님도 한 곡. 정조형도 한 곡. ㅋ
약 30분간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른 후 다시 출발!
이제부터 약 1시간 30분동안 오르막을 오르면 우리가 묵을 롯지에 도착한답니다.
그렇게 약 30분정도 갔는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네요.
하늘교육에서 오신 이사님 중 여자분이 계셨는데요, 산을 많이 안타보셨는지 너무 힘들어 하시는거예요.
어떻게 도와드려야하나? 하다가 제가 그 이사님 베낭까지 메고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앞.뒤로 베낭을 메고 산을 오르는데, 좀 가파라서일까요?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시네요.
제가... 거의 매일 운동을 하다보니 그래도 몸은 좀 성하거든요
일단, 처음엔 맨 뒤에서 쫓아가다가 선두로 치고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올라가다보니 산길옆에 평편한 공간이 있는거예요.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내가 그 곳에서 밝고 빠른 노래를 부르면, 힘들어하는 분들도 조금씩은 기운을 내지 않을까?
누가 뭐래거나 말거나 그 위에 서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시끄럽다고 손가락질을 받을수도 있는 일인데...
게다가 몸치인 제가 약간의 몸짓도 하면서 말이죠. ㅋ
부른 노래 중 기억나는건 문세형님 11집의 '활기찬가'
신나게 불렀더니 다행히 다들 웃으면서 힘내서 오르시네요. ^^
이 와중에... 참 신기하기도 하죠?
30분전까지만해도 즐겨부르던 노래 가사가 기억이 나질않아 헤맸던 녀석이 몇년만에 부르는 노래는 웃으면 아무렇지 않게 부르니 말이죠.
그렇게 걸어 모두들 무사히 롯지에 도착했습니다.
다들 간단히 씻고, 저녁식사를 하고, 롯지에서 보이는 안나푸르나의 만년설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밤에는 마을행사가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우리가 묵는 롯지의 마당에 모여 전통춤과 노래를 보여주네요.
우리 31명은 그들과 함께 어울려 같이 춤추며 놀았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9일차.
오늘은 약 6시간 트레킹의 스케줄입니다.
트레킹코스가 굴곡도 없고 평탄해서 기억에 남는 특이한 일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너무 힘들지 않게 지치지 않게 여유있는 트레킹을 즐겼습니다.
딱 하나 자랑하고 싶은건.
해발 2,000m 넘는 곳에서 라면 드셔보셨나요?
우린 먹어봤습니다. ^^
도착한 롯지는 여태 묵었던 숙소 중 가장 뷰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각자 배정된 방에 여장을 풀고 넓은 잔디밭에 나와 나름대로의 휴식을 취했습니다.
맥주 한 잔 기울이기도 하고, 멋진 배경에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기념품 구경도 하고, 그네도 타고, 공도 차고...
이후 저녁식사를 하고, 히말라야에서의 마지막 밤을 캠프파이어와 함께 했습니다.
모두들 아쉬운 마음에 추억을 되새기며 함께 노래하며 즐겼습니다.
문세형님께서 후라이팬에 치즈를 구워 한명 한명에게 나누어주네요.
그리고, 다들 하고싶은 말 한 마디씩을 합니다.
아쉬운 미소를 짓는 분도 계셨고요, 눈물을 보이는 분들도 계셨죠.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가 불이 꺼져갈 무렵 모두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10일째.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습니다.
내일 귀국을 위한 휴식?
오전 한 시간 트래킹인데, 말이 트래킹이지 버스를 타기위해 하산하는거였죠.
한 시간 걸어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후는 개개인 자유시간을 가졌죠.
마굿간 남자팀들은 시내에 나가 점심식사로 현지 KFC를 찾았습니다.
햄버거에 닭도 시키고...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했는데요, 매장안에 네팔사람들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들이 접하기엔 너무 비싼 음식점인거죠.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약 열흘간의 여독을 풀겸 맛사지샵으로 가서 맛사지를 받았습니다. ^^
숙소로 되돌아온 후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실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으로 되돌아 간다는게...
하나하나 챙기다보니 실감이 나네요.
이 행복하고 멋진 일들을 추억으로 남기고 다시 현실로 되돌아 간다는게요...
해가 진 후 네팔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즐겼습니다.
다들 건배도 많이 하고, 술도 많이 마시고, 열흘간의 추억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지요.
11일째.
저와 함께 방을 썼던 호주에 사는 현준이는 비행기시간때문에 새벽에 홀로 출발을 해야했지요.
새벽에 일어나 같이 내려가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작별인사를 했지요.
문세형님외에 약 10여명이 마중나와 '안녕~'을 해준것 같아요.
다들 아쉬웠겠지만, 저야 거의 열흘을 함께 방을 썼는데 다른 분들보다 좀 더했겠죠?
하지만, 나이 반백살에... 티를 안냈죠. ^^
그렇게 현준이를 보내고 다시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계속 뒤척이기만했지 잠이 오질 않네요.
한 시간여를 뒹굴다가 일어나 시내에 쇼핑을 하러 갔습니다.
홍차종류를 좀 사고, '8848'이란 보드카도 사고... ^^
그리고, 자원봉사팀 모두가 모여 네팔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했습니다.
현지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이었죠.
피자도 먹고, 파스타도 먹고, 맥주도 곁들이고...
식사 후 본격적인 귀국길입니다.
버스를 타고 포카라 공항으로 이동, 국내선을 타고 카투만두 공항으로 이동.
카투만두 도착 후 바로 출국수속을 하고. 2시간여?정도 쉬었다가 인천공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12일째.
아침일찍 인천공항 도착.
다같이 기념사진촬영을 하고,서로 인사 나누고, 바로 갈 사람은 가고, 버스시간이 좀 남는, 아쉬움이 남는 10여명이서 아침식사 후 헤어졌습니다.
이렇게 1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되돌아 왔습니다.
좋았던건...
제가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습니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다친사람 한 명도 없이 무사히 잘 다녀와서 너무 좋습니다.
아쉬운건...
자원봉사하는 4일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거든요.
그래서 진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런데, 3일간의 트레킹은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처음 일정표를 받았을때 3일간 트래킹으로 잡혀있어서 내심 '하루에 8시간씩, 24시간정도 걷겠구나?'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실제 트래킹시간은 10시간이 채 되지않는...
트래킹도 힘들었다면 가슴속 깊이 남았을텐데 말입니다.
물론, 제 욕심이겠지만요.
어쨌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문세형님이하 함께하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끝으로 동영상 하나를 링크로 연결해 놓습니다.
12일간의 일정동안 31명이 수천장의 사진과 수많은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기간도 길고 양도 많다보니 아무리 간추려도 도저히 답이 안나오네요.
결국! 멋진 사진, 좋은 사진을 넣기보다는, 제 사진위주로 짧게 편집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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