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에 미지와 같이 청계산을 올랐어요.
미지가 많이 돌아다니는 상황이 안되다보니 체력을 알 수 없어서 옥녀봉까지만 올랐지요.
혹시나 싶어서 내려오는길에 잠시 쉬어 종아리를 좀 주물러 주었죠.
이튿날 혹시 몰라서 괜찮냐고 물었더니 다행히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난주말에 다시한번 산에 오르기로 했었어요.
다행히 아는 분이 평창에 있는 팬션을 알아봐주겠다며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나름 오대산을 오르겠노라고 생각하며 주말을 기다려왔죠.
헌데, 2-3일 남짓 남았을 무렵... 연락이 왔어요.
팬션에 손님이 꽉 차서 예약이 안된다고... 미안하다고...
우~~~ 큰일났네요. 얼른 서둘러 내가 알아봐야 할 상황.
여기저기 알아보는 와중에 미지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자초지종을 얘기했죠.
이러이러한 상황이어서 아빠가 지금 방을 알아보느라 정신없다고...
그랬더니 미지가 그럼 가지 말자네요. 뭐하러 힘들게 그런 고생을 하냐고...
그냥 아빠집에서 자고, 아빠집 뒤에 있는 산에 오르자네요.
서운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미지가 하는 말.
'아빠를 이렇게 자주 만나는것도 감사한데 뭐가 서운해? 아빠도 참...'
자기반 친구중에 자기처럼 부모가 이혼한 남자아이가 있데요.
그 친구는 아빠랑 삼촌이랑 같이 사는데, 부모가 헤어진 후에 엄마를 몇번 못봤다는거예요.
그런데, 자기는 이렇게 자주 아빠를 만나는데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는거예요.
어쩌면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이렇게 눈물나게 하는지...
아~ 미안하고, 고맙고...
주말에 집으로 데려왔죠.
짐을 집에다 놓고 산에 오르기로 했는데, 막상 집으로 들어서니 껴안고 놀자네요.
산에 오르는건 나중에 하고, 안고 놀자네요.
미지를 꼬오옥~ 껴안고 빔프로젝터로 슈퍼스타K를 보면서 놀았답니다.
부럽죠? 이렇게 이쁜 딸을 가진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