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언제쯤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미지가 참관수업에 와달라고 하더라고요.
참관수업이란?
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학부모가 교실뒤에 쭈우욱~ 서서 수업하는걸 보는거랍니다.
아빠가 와서 봤으면 좋겠다는거예요.
저야 뭐 못하는 일 아니면 다 해주려 하니까 당연히 갔지요.
학교에 도착하니 미지가 저를 보고 반가워하며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아빠~ 나 발표의 여왕이다~ 봐봐~'
무슨 말인지 금새 알 수 있었죠.
어떤 질문만 하면 미지는 무조건 손을 들며 발표를 했습니다.
아빠인 내가 무안할정도로...
수업이 끝나자 선생님이 가장 먼저 제게 오더군요.
미지가 오늘 아빠가 온다며 엄청 자랑을 했다는거예요.
물론, 저는 그 날 참석한 유일한 아빠였지요.
선생님께서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미지는 발표의 여왕이예요.'
ㅋ 아무튼...
그러면서, 매일매일 학교에 가면 항상 아빠 자랑을 한다는거예요.
아빠랑 뭘 했고, 아빠랑 어딜 다녀왔고, 아빠가 뭘 사줬고... 너무 좋으신 아빠라며 말씀을 하시더군요.
선생님과의 대화가 끝나고 미지랑 둘이 얘기를 했죠.
아빠 '선생님이 되게 친절하시다. 그치?'
미지 '아니~ 저거 다 가짜야. 맨날 화만 내셔.'
아빠 '정말? 아까 수업할때도 너네들 말 잘 들어주면서 하시던데?'
미지 '응. 참관수업이라서 그래. 원래는 맨날맨날 화만 내셔.'
역시 내 딸입니다. 거짓말 못 하는것 보면... ㅋ
아빠 '그런데, 무슨 아빠얘기를 그렇게 많이 했어?'
미지 '어~ 난 그냥 다 얘기해. 그래서 아빠 이혼한것도 말씀드렸어~'
헉! 이건 또 뭐야... 미치겠다... 거짓말을 하지 말랬지... 이건 좀...
아빠 '미지야. 아빠는 거짓말 하는것 정말 싫어해. 하지만, 안해도 될 말이 있잖아.'
'아빠랑 엄마랑 헤어진게 자랑은 아니잖아. 좋은게 아니면 꼭 말할 필요는 없잖아. 안그래?'
미지 '응. 알았어.'
아빠 '아니~ 알았어. 하고 말게 아니라, 앞으로는 가급적 좋은 일만 얘기하라고. 알겠지?'
미지 '응. 그래서 아빠 재혼한 얘기도 했어~'
컥! 미치겠다... 이 순진한 미지... 이렇게 착한 아이를 혼낼수도 없고, 거짓이 아니니 혼낼일도 아니고...
정말 아빠를 꼼짝 못하게 하는 딸입니다.
참으로 순진하고 착한 미지네요.
정말로~~~살아가다보면 뜻하지 않는 일도 간혹 생기곤 하는것 같은데요.
기냥~~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될것 같습니다.
이건...절대로 혼낼일아니죠.^*^
아주~~~잘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