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입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은 그냥 굵은 글만 읽으세요.ㅋㅋㅋ 참 친절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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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미지와 함께 보낸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5월 2일.
전화를 했습니다.
미지는 자기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고, 제 아내를 '새엄마'라고 부릅니다.
차별을 둔다기보다는 미지 나름대로 구분을 하는거예요.
그거야 뭐라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 있는데서 '새엄마~'라고 부르니까 저도 좀 그렇고 아내도 좀 당황스럽겠죠.
미지에게 얘기를 했죠.
우리끼리 있으면 그냥 '엄마'라고 하면 어떻냐고... 아빠도 엄마도 다른사람들의 시선때문에 좀 부담스럽다고.
흔쾌히 알겠다네요.
5월 3일.
분당에 있는 미술학원에 가서 미지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아내는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고, 배는 고팠고...
미지에게 물었죠. '미지야~ 배 고프지? 엄마가 아직 일이 안끝나서 그러는데, 만나서 같이 먹을까? 우리끼리 먹고 엄마를 만날까?'
미지는 엄마를 만나서 같이 먹자네요.
어디서 만날까? 고민하다가 명동으로 향했습니다.
북적거리는 거리, 활기찬 거리를 보여주려고요.
볼거리가 많은지 여기저기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네요.
아내가 일을 마치고 명동에 도착했고, 식당으로 향하던 중 신발가게에 들어가자는 아내.
갑작스레 들어가 셋이 똑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샀네요.
나에게는 생일선물, 미지에게는 어린이날 선물이라며...
그리고,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하는 미지.
소고기 사먹자고 하니까, 자기는 햄버거가 먹고싶다네요.
식당에 가서 미지는 햄버거를 먹고, 저와 아내는 소고기를 먹고. ^^
소주와 함께 식사를 하고 이제 귀가할 시간인데 미지가 노래방에 가자네요.
아빠랑 엄마랑 같이 노래방에 가고싶데요.
노래방에 들르면 집에 가는 버스가 끊기는데...
기왕 놀아주는것 해줄 수 있는데까지 해주기로 헀죠.
노래방에 갔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래를 불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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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킨것 아닙니다. 알아서 찾아 부르라니까... 시대에 역행하는...
끝나고 나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집에 갔습니다.
5월 4일.
오늘은 제가 다니는 ING생명에서 '그림소풍'이란 행사를 하는 날입니다.
매년 5월이면 자녀들을 위해 여는 행사지요.
아침 일찍 일어나 돗자리, 음료수, 과일 등을 챙겨 행사장인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그림을 참 못 그립니다.
또, 어린이 그림대회인데 어른의 손이 닿으면 안된다는 생각도 있어서 여태 그림그리는 걸 도와준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함께 그렸어요.
미지가 그려놓으면 제가 색을 칠했지요.
나중에 말을 하는데, 너무 좋았데요. 아빠랑 함께 그려서...
그림을 다 그리고, '오렌지 캬라멜'이라는 여성 3인조 그룹이 나와서 춤추며 노래하는데, 미지는 완전히 신나서...
제일 좋아하는 가수라나 뭐라나~
새벽부터 설쳤더니 두통에 너무 힘이 들어서 그늘에서 쉬고, 미지는 혼자서 놀겠다네요.
그거 있잖아요. 공기 넣어서 노는... 에어매트 같은걸로 놀이기구 만들어놓고 노는... 아시죠?
일 마치고 뒤늦게 온 아내는 미지와 함께 놀아주네요.
그렇게 오늘 하루도 미지와 놀았습니다.
5월 5일.
동네 계곡으로 놀러가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1시간도 채 안걸리는 사람이 뜸한 좋은 자리가 있거든요.
또다시 아침부터 부산하게 챙겼죠.
밥, 김치, 고기, 소세지, 숯, 바베큐 그릴 등...
점심때쯤 도착한 계곡에는 역시나 아무도 없었습니다.
미지는 도착하자마자 바지를 걷어부치고는 물가에서 놉니다.
저는 바베큐 준비를 하고요, 아내는 돗자리를 펴고 식사준비를 합니다.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배가 고팠는지 미지는 고기와 함께 밥을 세 그릇이나 먹네요.
그리고는 연신 하는 말이 '아~ 좋다~ 여기가 집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3시간정도 놀다가 집으로 되돌아와 짐을 놔두고 어머님께 찾아갔어요.
제 생일이라고 고기 같이 먹자고 하셨거든요.
우린 너무 배가 불러서 고기는 안먹고, 그냥 미역국만 먹었지요.
그리고, 미지와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지는데...
5시에 데려다주기로 했는데, 4시가 좀 안됐네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미지야~ 우리 할아버지 산소에 갈까?'
미지야 생각할게 있나요. 무조건 좋다고 하지요.
그래서, 오랜만에 아버님 산소에 갔습니다.
소주 한잔 따라드리고, 절을 하고...
미지도 하고싶데요. 정성스레 술을 따르고 절을 하고...
그리고는, 영훈형님 산소를 또 찾았습니다.
여전히 잘 계시네요.
미지는 예전에 왔을때에 비교해서 너무 허전하다며 주변에 떨어져있는 조화를 주워오는거예요.
ㅋㅋㅋ
그건 아니라며 말렸죠.
이 곳을 끝으로 어린이날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미지는 그 어느때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네요.
새엄마와 함께 놀 수 있어서...
헌데, 한가지 아쉬운게 있데요.
노래방에서 엄마 노래를 못 들었다는거...
하지만, 미지야... 들으면 후회할거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