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ING에 입사한지 햇수로 10년이네요.
아시다시피 보험회사는 이직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현실이 그렇다보니 개인적으로 장기근속자에 대한 혜택에 불만이 좀 있답니다.
어쨌거나, 회사에서 해주는 장기근속자에 대한 유일한(?) 행사가 바로 이 행사지요.
작년까지는 호텔에서 송년회로 진행을 했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썸머 캠프로 진행을 하네요.
참가자격은 2004년 입사한 FC고요, 그 가족들이지요.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미지 데리고 가도 될까?'
흔쾌히 괜찮다고 하네요.
미지에게도 물었죠. '미지야~ 아빠 회사에서 행사를 하는데, 같이 갈래?'
'엄마한테 물어볼게'
얼마 후...
'엄마가 가도된데.'
'그래. 알았어. 그럼 같이 가는걸로 신청할게.'
'그런데, 새엄마도 가?'
'응.'
'응. 알았어.'
본사에서 내려온 공문을 보니 행사중에 'ING Family Song & Dance Battle'이란게 있네요.
미지가 발레학원도 다녔지만, 댄스학원도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미지에게 물었죠.
'미지야~ 행사중에 댄스대결 하는것도 있는데, 한번 해볼래?'
'아니~'
'왜? 한번 해보지~ 미지는 댄스학원도 다녔으니까 잘 할거 아냐~'
'싫어. 창피해.'
'에이~ 그런거 하면 상품도 많이 걸려있는데...'
'아빠가 같이하면 할게.'
'아빠는 춤 못추는것 알잖아~'
'그런데, 춤만 추는거야? 노래는 안하고?'
'노래도 할 수 있어. 그럼, 우리 같이 노래를 할까?'
'응. 그럼, 노래도 하고 춤도 춰~'
'아빠는 춤 못 춘다니까~ 그럼, 아빠가 노래를 할테니까, 미지는 춤을 춰~'
이런 대화가 계속 되다가 흘러~흘러~
'새엄마는 같이 안해?'
'몰라~'
'새엄마도 같이 하자고 해. 만약에 안한다고 하면 협박을 해.'
'어떻게?'
'새엄마한테 같이 하자고 하고, 혹시 안한다고 하면 말을 하지 마.'
'그래도 안한다고 하면?'
'그러면, 끝까지 말을하지 마!'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렇게 대화가 흘러~
처음엔 미지만 시키려던게 일이 커져서, 결국엔 아빠, 새엄마, 미지. 이렇게 셋이서 노래와 춤을 추기로 했습니다.
다음날부터 미지는 매일매일 고민과 함께 제게 전화를 합니다.
'어떤 노래로 할까? 난 이거, 저거, 요거중에 하나를 골랐으면 좋겠는데...'
'아빠~ 노래 결정했어? 아~ 그 노래~ 난 그거보다 이게 좋을것 같은데~ 알겠어. 그럼 그 노래로 해~'
'아빠~ 춤을 좀 생각해 봤어? 그럼 내가 가르쳐줄테니까 잘 따라해.'
지난주말.
미지와 함께 연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집과는 달리 우리에겐 행사전 단 하루의 시간밖에 없으니...
아침 일찍 서현역에서 만나, 고객 결혼식장에 잠깐 들러 인사만 하고, 곧바로 우리 집으로 왔지요.
노래는 '알 수 없는 인생'
서로 노래할 파트를 정해보고, 의논하고, 수정하고.
다음 춤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저는 몸치.
결국, 제 아내와 미지만 춤을 추기로 결정하고, 둘이서 춤 연습을 했지요.
어느정도 맞춘 후 노래방으로 고~고~~~
음... 그럭저럭 괜찮네요.
얼마나 많은 신청자가 참여를 하고, 얼마나 많은 경쟁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건 단 한가지예요.
같이 살지는 않지만, 제 아내와 미지가 조금이라도 친해질 수 있었으면...
그래서,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사랑해줬으면...
처음에는 선물에 눈이 어두워 미지를 시키려고 했지만, 일이 커진 덕분에 더 많은걸 얻을 수 있게 되었네요.
썸머 캠프는 다음주 금-토 양일간 진행이 되고요, 금요일 저녁에 우리가 신청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재밌을것 같아요.
가능하면 동영상을 찍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창밖을 보니 비가 참 많이 오네요.
이제 진짜 장마인가 봅니다.
비 피해 없도록 준비 철저히들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