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16 이문세 The Best”
첫 공연 다녀왔습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공연이었습니다.
3천석 규모의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을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한 공연이었습니다.
객석 가까이로 다가온 무대구성도 그렇고
공간사용이 돋보인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장의 규모를 최대한 활용한
와이드 스크린의 효과는 백미였습니다.
거기다가 지난 번 '이문세 Theatre' 공연 때도
대단한 댄싱팀 이었는데
이번 댄싱팀도 공연에 강렬한 호흡을
불어넣어준 프로내셔널이었습니다.
세션들이 배치된 위치가 좋아서
세션들의 움직임과 연주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면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귀가 즐겁고 눈이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종합예술의 아우라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문세의 공연이
늘 진화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지만
역시 그의 공연은
많이 생각한 흔적이 역력하고
세심한 손길과 아이디어가 빛나고 있습니다.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진행과 구성은 여전하고
깜짝 선물은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선물이 무엇인지는 스포일러라 말씀 못 드림)
이문세는 정말 히트곡이 많은 가수입니다.
그래서 그의 공연에서
한 번에 그의 히트곡을 다 들을 수 없습니다.
이번 공연에도 “난 아직 모르잖아요”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그대와 영원히” 등은
들을 수 없습니다.
그 대신 그동안 공연에서 자주 들을 수 없었던
그의 숨은 명곡들을 선물처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 노래가 무엇인지는 공연장에서 확인하세요,)
내가 이문세에게 감동하는 이유는
나이 들어가면서 깊어지는 그의 목소리때문입니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호흡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톤과 울림이 깊어진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도 약간 낮은 키로 부르는
‘광화문 연가’와 이어지는 그의 감성발라드에서
그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대로 감정선이 잡힐 때의
이문세의 톤과 감성은 정말 당대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나도 나이가 제법 들어
밤늦게까지 공연을 보고 들어오니
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피곤했습니다.
그런데 그 나이에 두 시간 이상을
라이브로 노래하고 뛰는 그를 보면
대단하다 못해 철인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공연 후 탈진해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
마음 한편 그를 위해 더욱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장을 찾아가는 데 약간 헤매었습니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은 것 같아
앞에 가는 사람에게
‘저 올림픽홀 이리 가는 게 맞아요?“하고 물으니
‘네, 저도 공연 가는 길이예요. 맞을 거예요!“
‘어, 그런데 육목사님 아니세요? 마굿간에서 뵈었어요!’
반갑게 인사하더니 앞으로 쏜살같이 갔습니다.
나도 열심히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헐!’
나는 다시 길을 물어물어
겨우 8시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간 사람, 제 때 공연장에 들어 왔으려나^^
공연장에서 만나는 마굿간 식구들 반가웠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내 기억이 맞는다면
2013년 번개에서 만난 강혜진 같습니다.
공연장 잘 확인하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