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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2017.06.04 19:36

막간의 시간

2017.06.04 19:36 조회수 1257

두 주 간 독일을 다녀왔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독일교회의 날이

독일수도 베를린과 마틴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독일로 출발하기 직전

이문세의 광화문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명품공연이었습니다.

노래 자체의 힘도 있지만

노래를 가지고 무대를 연출하는 힘과

공연 속에 덧입혀지는 스토리텔링은

이문세 공연만이 가진 탁월한 능력입니다.

“2017 Theatre 이문세란 제목은 참 적절했습니다.

단순한 콘서트가 아닌 종합예술 같은 공연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음악과 공연의 진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나도 나이 들어가는지라

세월이 가면서 그의 공연 에너지가

계속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노파심이 있습니다.

나이 들면 확실히 호흡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 늘 놀라게 됩니다.

노래의 호흡은 말할 것도 없고

공연에서의 그의 몸놀림은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 뒤에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를 상상하게 되면

그 나이에 그런 몸 상태를 유지하는 그에게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초반부의 연속적인 열창의 무대는

마치 풀코스의 정찬을 받아 든 느낌이었습니다.

초반부터 배가 부르고 있었고

공연 내내 배부르다는 느낌은 줄곧 이어졌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문세 공연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힘은 군계일학입니다.

노래의 힘에 버금가는 그의 말의 힘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야 하는 공연의 특성상

이문세만의 비장의 무기인 것 같습니다.

 

그의 샤우팅의 힘은 여전하지만,

힘을 빼고 부르는 노래에서

혹은 성량을 줄여서 부르는 노래에서

더 깊은 울림과 감동이 오는 것을 보며

노래에도 세월이 입혀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특별히 공연 막간의 시간에,

공연 후 가지는 휴식과 막간의 시간에 대한

차분하고 담담한 넋두리 뒤에

기타 하나로 나지막하게 들려주는

그녀의 웃음소리 뿐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에게 막간의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그 시간이 그의 새로운 공연 창조를 위해

왜 필요한 시간이었는지를 절실히 동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보았을 아프리카의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을

함께 상상해보는 여유를 누려보기도 했습니다.

 

나 역시 지난 보름 막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계 2차 대전의 전범 국가란 부담을 가슴에 안고

자신을 성찰하며 나라를 일으키고 통일을 이룬 독일,

유럽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단단한 나라 독일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습니다.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삶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많은 영감을 얻고 돌아온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마굿간 운동회를 막간의 시간으로 가진 뒤

이문세는 전주를 시작으로 지방공연을 시작했다 하지요.

새로운 에너지와 새로운 열정으로

건강하게 공연 잘하길 마굿간 가족과 함께 응원합니다.

 

* 사진은 이번 독일교회의 날,
아내가 챙겨 와서 쓴 깔판을 보고

인증 샷을 찍었습니다.ㅎㅎ

독일에서 대한민국 이문세!

사진 찍게 깔판 들고 있으라니 묵묵히 들고 있는

아내의 손가락이 예쁩니다.


KakaoTalk_20170604_180545408.jpg

  • ?
    귀여운도깨비 2017.06.04 19:50
    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씀..동감합니다.
    옵빠의 정신력과 체력은 진짜루 쌩쌩한
    젊은이들 버금갑니다^^
    글고.사진 찍게끔 이쁜말그림 들고 계신
    사모님의 손가락도 맘도 이쁘십니다요*
  • profile
    그냥,늘 2017.06.04 20:05
    우리와 다름 없으신
    빠?로 인정인정입니다~~~
    힘든 여정 잘 견디시고
    사명 감당 하심에도 박수 드립니다~^^
  • ?
    광양댁 2017.06.04 20:09
    사진속에 손가락도
    사진찍는 목사님의 보이지 않는 손가락도
    아름답습니다 ^^
  • profile
    개떡언뉘 2017.06.04 21:24
    손가락 마저도 고우신 사모님이셔요^^
    어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저리도 쏙쏙 꺼내어 잘도 쓰셨는지요~
    감동입니다~목사님♡
  • profile
    샤방곰탱이 2017.06.04 23:08
    독일에서도 빛이나는
    대.한.민.국 이문세 입니다
    항상 건강하세요~~^_^
  • ?
    꿈의궁전 2017.06.04 23:30
    목사님말씀에모두공감합니다
    저의맘을아시듯...
    목사님사역가운데
    주님의은혜가넘치시길바랍니다^^
  • ?
    가로수그늘 2017.06.05 04:40
    오빠공연은 늘 새롭고 에너지가 넘쳐요~
    목사님 역시 오빠 팬으로 인정합니다
    독일 가보고 싶네요!!
  • ?
    엔젤키스 2017.06.05 10:18
    특별한 여운과 의미를 던져주신 독일일정과 공연후기에
    오늘은 Danke schön!으로 인사드립니다.~~^^
  • ?
    아린나 2017.06.05 12:39
    적절하게
    절제하는 음악에서
    더 깊은 감동과 울림이
    전해졌습니다.
  • ?
    아탕 2017.06.05 13:16
    저 방석
    (잠실 공연때 나눠준것 같은데요.)

    독일까지 갔네요.

    멋져요! ^^
  • ?
    jinazzang 2017.06.05 14:09
    ㅎㅎㅎ 목사님 글도 군계일학입니다
    어찌 이렇게 잘 표현해 놓으셨는지
    읽으면서 그날의 감동을 또한번 되뇌이네요~ ^^
  • profile
    유쾌한웃음{총무} 2017.06.05 16:19
    목사님의 공연 관람평은
    그 어떤 음악평론가보다
    훨~~~씬 잘 평가하고
    계신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주모 2017.06.06 00:20
    목사님
    죄송한데요~~
    진정한 빠돌이
    ㅋㅋㅋ
  • profile
    푸른등불 2017.06.06 06:12
    막간의 시간에
    마틴 루터를 묵상하며
    떠오른 시 한 편입니다.


    장미를 위하여

    홍수희

    가시가 없는 장미는
    장미가 아니다

    동그라미 탁자 위
    유리꽃병 속에서도
    모진바람 불어 지난
    담벼락 밑에서도

    너의 모습 변함없이
    두 눈이 시리도록
    매혹적인 것은
    언제든 가시를 곧추 세우고

    아닌 것에 맞설
    용기가 있기 때문
    아니라고 말할
    의지가 있기 때문

    꽃잎은 더없이 부드러워도
    그 향기는 봄눈처럼
    황홀하여도
    가시가 있어서
    장미는 장미가 된다
  • ?
    운영자 2017.06.06 13:54
    봄운동회도 마무리되었으니..
    저도 막간을 이용하여 어디라도 떠나야겠군요..
    어디로 갈까요?? 아..네..거기..그곳..알겠습니다.
  • profile
    까만콩 2017.06.06 18:30
    목사님의 공연 감상평에 동감하며
    올리신 시 한편도 의미심장함을 느낍니다.
    항상 건강하시구요. ~~!
  • ?
    보랏빛향기 2017.06.06 18:38
    목사님 께서두 울 마굿간 패밀리
    이신게 넘 행복하네요
  • ?
    한우리 2017.06.08 19:21
    깔판...표현이 참 저렴하면서도 제 스타일이네요.
  • profile
    내오랜... 2017.06.09 09:48
    찐짜 예쁩니다.
  • ?
    monica 2017.06.10 20:07
    장미꽃도, 장미의 마음들도 참 아름다운 계절이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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