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을 올릴때에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별로 쓸 생각도 없었지만, 멀리 연고도 없는 남양주에 떨어져 살다보니...
하소연 할 사람도 상대도 주변에 어느 누구도 없기에, 너무 속상하고 우울해서 글을 올렸고요...
이제 다시 힘을 되찾아보려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일단, 약 3년여동안 고깃집을 운영해오면 느낀 것들은...
정말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장사가 잘되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장사가 안되면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들고...
그리고, 체인을 해보겠다는 맘을 갖고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큰 착각을 갖고 있었다는걸 알았습니다.
체인을 하겠다는 자신감은 바로 '제주 흑돼지'의 특별한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세요.
원재료 하나만으로 체인에 성공한 집이 있는지?
유명한 맛집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원재료 하나가 중요한게 아니죠.
유명한 짬뽕집, 유명한 라멘집, 유명한 불고기집 등...
육수가 맛있다거나 불고기 양념이 맛있어야지 순수 고기만으로는 승부를 할 수 없는거죠.
정말 미련한 도전이었죠.
도저히 유지할 수 없어서 고민을 했습니다.
고깃집은 접어야겠고, 뭘 해야하나?
고등학교 친구가 대리운전을 한 번 해보라네요.
자기도 들은 얘긴데, 열심히만 하면 한 달에 300정도는 벌 수 있다며...
또 운동하며 알게된 친구가 제게 본인 밑으로 와서 자동차 정비를 배우라네요.
초봉으로 월 250만원을 주겠다고...
하지만, 3년동안 너무 많은 빚을 졌어요.
한달에 300만원을 벌어서는 생활이 안되거든요.
게다가 가게를 내놓긴했는데, 나가질 않으니... 아무것도 안해도 매달 월세는 꼬박꼬박 나가야하고...
하지만, 이 가게터(이 동네에서 두 번째 가는 먹자촌인데, 정말 유동인구가 없는 자리거든요.)에서는 뭘 해도 안될것 같고...
고민끝에 '편의점 포차'가 떠오르네요.
고깃집을 하면서 힘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음식(깍두기, 된장찌개, 김치찌개, 계란찜, 쌈장, 오이미역냉국 등...)을 제가 다 했으니까요.
장사가 잘되면 잘될수록 일이 점점 많아지지요.
반대로 장사가 안되면...
상추, 깻잎, 마늘, 고추 등 야채들이 상해서 버려지게 되고...
장사꾼으로써 미련한건진 모르겠지만, 생고기의 자존심이 있어서 아무리 장사가 안돼도 절대 냉동아닌 냉장!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고기조차도 버려지게 되고...
또, 가게가 크다보니 사람을 안쓸수가 없습니다.
최소한 두 명은 써야하지요.
잠깐이었지만, 처음 잘 됐을때에는 다섯명까지 고용했었으니까요.
편의점포차를 하게되면...
음식이 상해서 버려질 일이 없습니다.
반품을 하면 되니까요.
저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또, 제 몸이 고생을 안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바코드만 찍으면 되니까요.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유 다 필요없고, 똑같이 장사가 안된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어느 면으로나 나아지면 나아지지 나빠지진 않겠더라고요.
동네 특성상 이름도 친근감있게(어쩌면 유치하게?) 지었습니다.
'부미네 편의점 포차'
원래 지난 금요일 오픈 예정이었으나, 여차저차해서 7월 10일 오늘(이제 어제가 됐네요.) 오픈하게 됐습니다.
업종을 바꾸면서도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요.
제가 글만 썼다하면 우울한 얘기니 여기까지!
오픈하는 날, 참 비도 많이 오네요.
날씨는 어쩔 수 없잖아요?
그래도, 10시쯤 비가 그치기 시작하니 두 테이블이 들어왔네요.
어쨌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한 사업입니다.
이 동네에선 생소하기에 정착하는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부딪혀봐야죠.
여태까지 제게 기운 많이 주셨잖아요?
조금 더 힘과 용기를 주세요.
잘 될 수 있도록...
부미네 편의점 포차!!
대박나기를 바라며~
화이팅하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