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운영자라는 특권으로 따로 글을 남기지 않고 참가신청을 했죠.
미지와 함께.
열심히 땀 흘리며 뛰어놀아야 할 때... 가게에 앉아있네요.
흐음......
어젯밤 10시경 미지가 왔습니다.
그 전에 많은 통화를 했지요.
너무 피곤하다고... 저녁을 먹지는 않았는데 그냥 자고 싶다고...
만나자마자 물었죠. '그래도 좀 먹어야하지 않겠어?'했더니, '아니 정말 힘들어. 오늘 학교 체육대회를 했는데, 내가 응원단장이었거든. 하루종일 뛰어다녔더니 너무 힘들어. 그냥 잘래.'
일단 가게로 데려왔죠.
11시에 현수형네 가족이 온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같이 고기 구워서 간단하게 소주 한 잔 마시고 집에 가서 자기로...
가게에 와서 수박 좀 먹겠냐니까 먹겠다네요.
잘라주고는 현수형네 가족 고기먹을 테이블을 준비하고 있는데, 미지가 잠은 안자고 계속 휴대폰만 하고 있네요.
'미지야~ 지금 뭐해?' 물었더니 페이스북을 한데요.
'아까는 졸립다며? 그럼 자야지~'했더니 불편해서 어떻게 자냐는거예요.
예전에는 잤었는데 말이죠. 화가 나더라고요.
'미지야~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해. 그만하고 자~ 응?' 했더니
'아니, 하루종일 힘들어서 그러는데, 왜 내가 하고싶은것도 못하게 해?'하며 대드네요.
미지가 태어난 이후로 처음 제게 대든거죠.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오늘 하루종일 정말 기분 좋았는데, 여기 오면서 기분 다 망쳤어!'
아...... 이 실망감이란......
화를 냈습니다.
'내가 체육대회 가자고 했니? 내가 물었지? 그리고 네가 간다고 했지? 그런데 여길 오면서 기분을 다 망쳐? 어디 아빠한테 함부로 얘길해!'
너무 속상했습니다.
미지에게 이런식의 얘기를 처음 들었고, 이런 일이 있을거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었으니까요.
화가 가라앉지가 않네요.
택시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미지를 집으로 보냈습니다.
미지가 살고있는 경기도 광주로요.
그리고는, 이 끓어오르는 화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좀 있으면 현수형네 가족이 올텐데... 울수도 없고...
눈에 보이네요. 손님이 잊고 놔두고 간 담배.
미지가 태어났을때 담배를 피웠었지요.
미지는 너무 사랑스러웠죠.
그리고, 그런 미지에게 볼때마다 뽀뽀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냄새나는 입으로 미지에게 뽀뽀를 한다는건 정말 미안한 일이죠.
그래서 담배를 끊었습니다.
13년전 일이지요.
그리고, 어제. 그 오랜기간 멀리했던 담배를 피웠습니다.
한 1/3정도 피웠나?
머리는 띵~하고, 계속 헛구역질나고...
미지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미지 말이 큰 충격이었고, 너에 의해서 끊었던 담배에 다시 손을 댔다고...
정말 많이 속상하다고...
이후에 현수형네가 와서 함께 식사하며 이런저런 얘길했죠.
그 와중에 미지에게 긴 문자가 왔고요.
소주 각 한 병씩 마시고 집으로 왔습니다.
현수형네는 자고, 저는 혼자서 소주 한 병을 또 비웠죠.
그러면서 차근차근 미지의 문자를 다시 한 번 읽었습니다.
내용은 그랬어요.
아빠한테 한 말들 미안하다.
하지만, 자기는 부모의 이혼때문에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있다.
그런 자기 맘을 알고는 있냐?
저는 참 매정한 아빱니다. 아니, 비정한 아빠?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모에 의해서 힘든 생활을 하는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잠을 안자고 페이스북을 한건 아니죠.
그걸 연관시켜서는 안되죠.
어제 일과 부모의 실수(?)는 연관이 없는거죠.
속 마음을 쓴 그 긴 글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그리고 너무나 미안하지만, 본인의 잘못을 합리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여서 더 미웠습니다.
뭐... 그래서 사춘기겠지만요.
어머님께서 자주 말씀을 하셨어요.
자식은 어차피 엄마를 따른다고... 너무 많이 정 주지 말라고... 아무리 그래봐야 결국엔 엄마편이라고...
이제... 이젠... 미지에 대한 욕심. 집착. 구속. 그리고 사랑...
조금씩 내려놔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이젠 그냥... 나를 좀 봐야할것 같습니다. 많이 힘들어 지친 나를 좀 더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참... 작년부터... 왜 자꾸 버리고 비워야 할 일들만 생기는지......
흐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