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굿간에서 태어난 제 밝은 딸 미지가 벌써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선물을 사주고 싶어서 '뭐 갖고싶어?' 물었더니, 되돌아오는 질문. '비싸도 돼?'
이그... 아빠가 부족하다보니 갖고싶은 선물을 생각하기전에 걱정을 먼저하게 만들고...
얘기해보라니 'iPad air 3'가 갖고싶다네요.
사주겠노라고 얘기했죠.
전산쪽을 잊고산지 한참이 되어 관심도 없다가 선물해주려고 검색해보니...
그림 그리는걸 좋아하는 미지에게 '애플펜슬'도 필요하겠더라고요.
기왕 사주는 것 제대로 사줘야지!
지난 목요일이 미지 졸업식이었거든요.
그 전 일요일날 미지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어요.
졸업식 당일날 선물을 주는것도 의미있겠지만, 기왕 주는 것 먼저 주면 더 좋겠다 싶어서 미리 만나 주기로 했죠.
그런데, 선물만 주면 너무 의미없는것 같아서 편지를 써서 같이 줘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글 쓰는걸 좋아하는 저는 머리속으로 어떤 글을 어떻게 쓸까? 고민을 많이 했죠.
몇 시간을 생각하다가...
'맞다! 어쩌면... 너무 긴 글은... 미지에게 도움이 되지않고 잔소리가 되지 않을까?'
머리속에 저장해놓았던 모든 생각들을 다 지워버리고 짧게 편지를 썼습니다.
어디선가 봤던 괜찮은 글을 살짝 첨가해서... ^^
줄이 쳐져있지않은 백지에 쓰다보니 깔끔하지도 않고, 중간에 잘못 쓴 글도 있고...
깔끔하게 다시 써서 줄까? 하다가... 저는 저잖아요.
이게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대로 선물안에 접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카톡으로 답장이 왔네요.
선물을 준 다음날.
미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큰일났다고...
코로나때문에 졸업식이 취소가 됐답니다.
그냥 각 학급에서 조촐하게 졸업식을 하고 마치기로 했다네요.
아빠 굳이 힘들게 멀리까지 오지 말라고...
점심은 남친이랑 같이 먹으면 된다고...
중학교 3학년때 저는... 이성친구라는건 생각지도 못했었지만,
아무튼 부모님보다는 친구들이 더 좋았으니까... 미지도 그러리라 생각되어 알았다고 답해줬죠.
그런데요...
졸업식날이 지나고나니 후회가 되데요.
그래도 갈걸... 같이 사진 한 장이라도 남길걸...
후회된다며 미지에게 카톡을 남겼더니 고등학교 졸업식때에는 꼭 와달라며 답장을 보내주네요.
제 딸 요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자주 올립니다.
아이패드 아주 잘 쓰고 있나봅니다.
얼추 비슷한가요? 잘 그렸나요?
미술 전공이 아니니 이정도면 아빠의 입장에선 최곱니다. ^^
내 딸~ 중학교 졸업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새붐씨~예쁘고 속깊은딸 부럽슴니돠~^ ^
(제프로필사진 바꾸려는데삭제만되고 사진이 업로드가 안되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