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외방에 임혜숙입니다.
자다가 깨서 마굿간을 보다가 새붐 오빠가 온라인을 활성화하자는 글을 보고 오랜만에 소식 남길려구요.
세계 곳곳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난리죠?
제가 사는 이동네도 요새 난리가 아닙니다.
여기 호주에도 확진자 숫자가 넘쳐나고 있어요. 특히 시드니쪽은 심하더군요.
그나마 제가 살고 있는 남호주는 그닥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라서 다행이긴 하지만 여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늘어나는 숫자가 찔끔찔끔 올라가더니 갑자기 미국서 온 관광객들이 이쪽 와이너리 투어를 하면서 감염자수가 껑충하더니
이젠 마구 돌아오는 크루즈 여행객들로 인해 마구 불어났어요. 아직 지역내 감염자는 몇 안된다고 하지만.
얼마전엔 주경계선이 봉쇄되어 이젠 주이동도 불가하구요.
아침 저녁으로 총리는 나와서 연설을 해대고...
이러다 경제가 망하겠구나 하는게 느껴질정도로 매일매일 뭐가 셧다운되고 그러네요.
한국과 참 달라요.
마스크는 필요없다고 끼고 다니지 말라고 합니다. 제생각에 이유는 마스크가 부족하기 때문인듯해요.
마스크를 끼면 다른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므로 쓰지 말라고.
병원에도 마스크가 모자라고. 병원에서 손세정제 마스크 등등을 가져가던 병원직원들이 바로 해고되기도 했구요.
그리고 현재 이곳은 의료봉쇄? 생명과 연관없는 수술은 모조리 취소되었습니다. 중환자실과 병실 확보를 위해서요.
그래서 많은 치과의사등 외과의사들은 잠정 무직 상태?입니다.
한국과 달리 병원이 많지 않고 여기는 모조리 1인실이라 병원은 큰데 병실숫자도 작고 중환자실도 모자라고 벤틸레이터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병원의료진들에게는 지금 무료주차도 제공하고 병원근처 호텔도 제공됩니다.
의료진들이 유니폼을 입고 버스나 트램을 타면 주변 사람들이 불안해 한다네요. 혹시나 바이러스가 있을까봐?
여기는 의료진들이 유니폼을 입고 출퇴근을 하거든요.
참 이해 안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유니폼만 보면 의료진인걸 알수 있는거죠.
주차가 힘들어서 버스나 트램을 이용하는 직원이 많다보니...
희망을 가져보자면 여긴 자가차를 많이 이용해요. 버스라던지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거죠.
그리고 인구밀도가 낮다는거...
소셜 디스턴스라고..2미터 간격으로 사람을 만나야 하구요. 두명이상 못만나요 .
정부가 이런대책을 내놓네요. 장보다가 마주쳐도 이야기 하지 말래요. 지금 누구를 만나 즐길 상황이 아니라네요.
점점 무서워지고 있어요.
레스토랑 카페들은 현재 테이크어웨이만 가능해요. 문닫은 레스토랑도 많구요.
호텔펍이나 카지노는 이미 닫았고. 모든 쇼핑센타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식료품가게와 약국만 아주 바빠요.
참 뉴스에도 보셨을지 모르지만 호주가 화장실 휴지 사재기로 아주 웃픈 일들이 많았어요.
저는 정말 다행히 난리나기 전에 몇개 사놓은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여기까진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애들레이드 상황이구요. 각주마다 조금씩 달라요.
이제 제 얘기를 해볼까요.
저는 내일부터 진짜 집에만 있어야 합니다.
저희 첫째 스카이랑 둘째 하나가 더이상 학교를 안가거든요. 그렇다고 애들을 데리고 놀이터 이런데 못가요.
이미 놀이터도 다 폐쇄에요.
그래서 주말엔 뒷마당을 정리했어요. 이제 우리 아이들이 나가 놀 공간은 뒷마당 뿐이라서요.
그나마 다행이죠. 나갈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니까요.
이제 1학년인 첫째 스카이는 온라인 러닝을 한다네요. 이 어린 나이에 뭘?
근데 더 웃긴건 둘째 하나는 이제 ELC 이게 그냥 차일드케어거든요. 이제 3살짜리인데 하나도 온라인 러닝을 한다고...
다 엄마몫인거죠.
그래서 그런가 전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자다가 새벽에 깨버렸네요. ㅎㅎㅎ
그리고 제가 이 와중에 얼마전에 테니스를 치다가 다쳤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심각하지 않았고
하필 국경일이었고 하필 날씨가 좋았어요. 그래서 몇몇 가족들과 피크닉을 하기로 한거죠. 테니스도 치면서...
전 사실 테니스 안친지 10년입니다. 근데 그날 하필...
날아오는 공을 받아치려고 스윙을 하면서 그대로 저는 바닥에 쳐박았습니다.
정확히 얼굴한쪽을 바닥에 내리꽂힌 거죠. 바로 눈두덩은 부어오르고...
급하게 애들은 친구가족들과 남겨두고 남편이랑 바로 응급실을 갔죠. 코로나 바이러스 크리닉이 설치되어 있는 그 병원....ㅠㅠ
얼굴을 박았는데 눈이 제일 심하게 부어올라서 응급실에서 CT SCAN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남편이나 저나 부어오는 얼굴을 보며 그냥 웃었어요. 골절이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고 설사 골절이더라도 얼굴골절 암것도 할게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구요. 얼굴에 깁스를 할꺼야 어쩔꺼야 냅두면 걍 붙을꺼야. 이럼서 남편이랑 농을 했네요.
결과는 얼굴 골절이라고...응급실의사가 성형외과에서 와서 볼꺼니깐 기다리라길래...
성형외과의도 와서 내 얼굴을 이리 저리 살펴보면서 눈상태를 확인하더니 자기가 아직 스캔을 확인하진 않았는데 보니깐 골절 아닌거 같다?라고 하더라요. 그럼서 스캔확인하고 퇴원시킬게 하고 나간 의사가 안돌아오네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가 담당교수에게 응급콜을 하고 있더군요.
아...나 뭔가 좀 있구나....
의사가 오더니 니 얼굴 사진 좀 찍겠다 며....교수에게 전송시키더군요.
골절이 있는데 그게 하필 눈과 콧대사이 눈을 지탱하는 뼈가 부러졌대요. 금이 간것도 아니고 아예 피스가 부러져 나갔대요.
다행히 시력이랑 안구움직임이 정상이라 응급수술은 안해도 될거 같다고...부기 빠지고 일주일후에 와서 수술여부를 확인하자고 하더군요.
그로부터 일주일 동안 전 애들 학교에도 못갔어요. 얼굴이 정말 선풍기 아줌마였거든요. ㅠㅠ
주변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픽업해주고. 남편이 픽업해오고...
그리고 그 사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구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 그 병원을 가야하는데 너무 불안했어요. 병원 가는거 자체가 그렇게 무서울줄은...
그리고 또 진료만 보더니 저보고 안과 진료 봤냐고...1주후에 안과가서 눈 상태 확인하고 2주후에 다시 오라네요...
그 사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더더 심각해져서 생명과 연관이 없는 모든 수술 취소.
그리고 불필요 진료는 다 취소시키고...직접 보고 진료해야만 하는 환자만 병원 방문해서 정상진료를 한다고...
병원 시스템이 다 난리가 난거죠. 안과 진료 의뢰는 연락도 오지 않고.. 성형외과 진료 날짜는 다가오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전화를 했더니 기다려보라고만 하고...
안과 진료 없이 성형외과 진료를 다시 보는건 의미가 없는데...
결국 프라이빗으로 안과 전문의들한테 프라이빗으로 예약을 잡을려고 하니 이미 늦은 상태...더이상 환자를 보지 않는다는....
예약 환자들도 심각하지 않으면 취소중이라고.. 내가 심각한 상태라고 해도 자기네는 진료의뢰서도 받지 못했고....
여기 시스템이 그렇거든요. 공립이면 한 서너달 기다리고.. 프라이빗 크리닉도 몇달..빠르면 한달...
그래도 저는 응급으로 진료의뢰가 나간거라 바로 되는줄로만 알고 기다린건데...
계속 리셉션에게 거절을 당하다가 지인 찬스를 썼습니다.
남편한데 나 계속 안된다는데 지인이름 얘기해도 되겠냐고..그 지인이 애드레이드 안과에서 헤드거든요.
우여곡절끝에 이틀후 바로 진료를 볼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다행히도 눈은 정상이고 부러진 것도 아주 작은 피스라 수술은 안해도 되겠다고.
그러면서 성형외과 진료 취소해도 되겠다고.
이렇게 지난 한달간의 사고로 인한 스트레스는 좀 해소가 되었구요. 아직까지는 볼쪽에 붓기가 남아있는 상태긴 하지만 ...
또 하나는
저희집이 지난 10월말부터 대대적인 공사중에 있거든요. 저희는 공사중 집 뒤편에 막아놓고 살고 있는 중....
이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아주 천천히 진행되고 있어요. 6월이면 공사가 완공되어야 하는건데 아무래도 힘들거 같아요.
지금 살짝 난민 생활중이거든요. 키친도 없어서 세탁실에서 설겆이 하고.. 바베큐 기계로 요리?를 해먹고...
이 와중에 바이러스로 인해서 아이들은 잠정적으로 방학으로 들어갑니다. 개학은 불투명한 상태이구요.
친구를 만나거나 친구를 초대하거나 하면 걸리면 벌금입니다.
두명이상은 만나서도 안되구요. 소셜 디스턴스를 지키라고...
그나마 저희는 애가 둘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애가 하나인 집은 정말 큰일이에요. 친구도 못만나고 집안에만 있어야 한다고...
이제부터 제일 걱정은 남편입니다. 남편은 매일 크리닉으로 출근을 해야하고.
오늘부터 정부에서 전화진료로 하기로 했지만 대면진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또 직접 봐야하고.
문제는 크리닉에도 마스크가 없다는 겁니다. 빨리 정부에서 마스크 해결해주면 좋겠어요.
저희 큰애가 농담으로 아빠는 모텔에 가서 살라고.
정말 공사중이라 따로 격리할 장소가 없어서 마당에 텐트라도 쳐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이 사태 끝나겠죠?
기적같이 바이러스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빨리 누구든 백신을 만들어줬으면 ....
오랜만에 글 올리다보니 너무 기네요.
^^ 지루하셨다면 죄송하구요. ^^
국내든 해외든 모두 좋은 소식만 있기를 기도합니다.
문세오빠,
마굿간 가족들 모두 모두 건강하세요.
저는 내일부터 이쁜 두딸들과 화이팅할게요!!
살면서 마스크가 모자랄거란걸, 마스크를 사재기 할 일이 생길거란걸 상상이나 해봤을까?
지금이야 다들 정말 힘들지만, 10년이고 20년이고 지난 뒤 이 시기를 떠올려보면 헛웃음이 나올듯.
그럴 날을 위해서 잘 버티자~!